OPEC+, 하루 1000만 배럴 감산 합의…‘코로나19 충격 상쇄 역부족’ 유가는 급락

입력 2020-04-10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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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부터 두 달간 진행 후 점진적으로 감산폭 줄여…수요감소분 절반에 그쳐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최근 6개월 가격 추이. 9일(현지시간) 종가 배럴당 22.76달러. 출처 파이낸셜타임스(FT)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최근 6개월 가격 추이. 9일(현지시간) 종가 배럴당 22.76달러. 출처 파이낸셜타임스(FT)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10개 산유국의 연대체인 OPEC플러스(+)가 9일(현지시간) 하루 1000만 배럴의 원유를 감산하는 데 합의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원유 수요가 급감하는 가운데, 유가를 지지하기 위해 각국이 한 발씩 물러난 것이다.

이날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OPEC+는 이날 긴급 화상회의를 열고, 5월 1일부 터 6월 30일까지 두 달 동안 현재보다 하루 1000만 배럴의 원유를 감산하는 데 뜻을 모았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하루 250만 배럴씩, 모두 500만 배럴의 감산을 떠안고 이라크가 하루 100만 배럴, 아랍에미리트(UAE) 70만 배럴, 나이지리아 42만 배럴, 멕시코가 40만 배럴 등을 감산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러시아 타스통신은 전했다. 다만 멕시코가 감산 할당량을 축소해 달라고 요구하면서 합의서 서명을 거부해 막판 진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7월부터는 감산폭을 하루 800만 배럴로 줄이고 내년 1월부터 2022년 4월까지는 하루 600만 배럴 감산하다.

하루 1000만 배럴이라는 감산 규모는 코로나19 확산 이전 전 세계 원유 공급량의 약 10%에 해당하며, 사우디와 러시아 각각의 하루치 산유량과 비슷한 규모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는 잃어버린 수요의 일부분일 뿐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세계 경제가 막대한 타격을 입으면서 원유 수요가 하루 3000만 배럴 이상 감소할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이날 국제유가는 감산폭이 하루 1000만 배럴에 그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자 급락세로 돌아섰다. 코로나19로 글로벌 경제활동이 사실상 셧다운 되면서 원유 수요가 하루 3000만 배럴 급감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1000만 배럴 감산은 공급과잉 부담을 덜어주기에는 미흡하다는 것이다. 이날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9.3%(2.33달러) 급락한 배럴당 22.76달러에, 브렌트유는 4.1%(1.36달러) 내린 배럴당 31.48달러에 마감했다.

향후 초점은 10일로 예정된 주요 20개국(G20) 에너지장관 특별 화상회의로 옮겨갔다. 일각에서는 산유국 측이 이날 회의에서 원유 수입국에 전략 비축유 확대 등을 명분으로 수요를 적극적으로 늘려달라고 요구할 것으로 전망했다. 사우디가 OPEC+를 대표해 미국, 캐나다 등 OPEC+가 아닌 산유국에 하루 500만 배럴을 감산을 요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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