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우한 의사들, 트럼프 권유 ‘클로로퀸’ 코로나19 치료에 회의적…칼레트라는 긍정적

입력 2020-04-10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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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로퀸, 투여 환자 예후 다양해 과학적 결론 내리지 못해…과다복용 시 사망할 수도”

▲중국 우한에서 진인탄병원의 장딩위 대표가 9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하면서 코로나19 치료 경험을 밝히고 있다. 우한/AP뉴시스
▲중국 우한에서 진인탄병원의 장딩위 대표가 9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하면서 코로나19 치료 경험을 밝히고 있다. 우한/AP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전염병가 사투를 벌였던 의사들이 말라리아 약 클로로퀸을 코로나19 치료제로 쓰는 것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9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이들 의사는 우한당국의 주선으로 코로나19 치료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그들은 코로나19에 대한 클로로퀸 유효성에 의문을 표시하면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우한 진인탄병원의 대표인 장딩위 박사는 “클로로퀸을 투여한 환자의 예후가 다양해 과학적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며 “일부 환자는 스스로 복용하기도 했다. 그러나 결과가 좋은 환자와 나쁜 환자가 섞여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약을 과다복용할 경우 위험할 수 있다”며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우려했다. 현지 보건당국은 지난 2월 클로로퀸을 과다복용하다가 사망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우한에 세워졌던 임시 병원에서 1700명 이상의 코로나 환자들을 치료했던 장쥔젠 우한 중난병원 부원장은 “환자 동의를 받아 20~30명에 클로로퀸을 투약했다”며 “효과가 있었는지 확실하지 않다. 다른 치료와 차이가 없었다”고 꼬집었다.

클로로퀸은 미국 정부 내에서 최근 가장 논란을 일으키는 약물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여러 차례 클로로퀸과 그 계열인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치료제로 권고하고 심지어 무증상 환자들도 복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도 우한에서의 연구 결과를 인용하면서 “연방정부가 코로나19로 가장 타격을 많은 지역에 하이드록시클로로퀸 비축분을 공급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전문가들 심지어 트럼프 정부 내 보건당국 관계자들도 아직 확실한 근거가 없다며 클로로퀸 사용에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이날 우한 의사들의 인터뷰는 미국 전문가들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것이다.

장당위 박사는 미국 제약사 애브비(Abbvie)가 만든 칼레트라에 대해서는 “환자와 감염된 동료에게 효과를 봤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몇 명의 환자와 코로나19에 전염된 3명의 동료 의료진에게 이 약을 썼다”며 “복용한 이후 그들의 폐에 나타난 변화는 정말로 극적이었다. 내가 다시 코로나19와 싸울 기회가 있다면 환자들이 아프기 시작한 이후 3~5일 안에 이 약을 먹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칼레트라는 에이즈 치료제로 쓰이고 있으며 일부 바이러스 복제에 필요한 효소를 억제하는 작용이 있다. 지난해 저명 의학 학술지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슨에 실린 논문에서는 칼레트라가 효과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장딩위는 “연구 추가 데이터에서는 잠재적인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왔다”며 “칼레트라를 ‘구연산비스무트칼륨(bismuth subcitrate potassium)’과 함께 투약했을 때는 효과를 봤다”고 말했다. 구연산비스무트칼륨은 일반적으로 다른 약물과 함께 박테리아성 소화기 감염증을 치료할 때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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