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은 5거래일째 하락해 1200원대로 내려앉았다. 한달만에 최저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세가 곧 정점을 찍을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미국 연준(Fed)이 공격적으로 유동성을 공급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앞서 밤사이 연준은 성명을 통해 기업체 대출과 회사채 및 지방채 매입 등 2조3000억달러 규모의 유동성을 추가로 투입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달러화는 약세흐름을 보였다.
주식시장도 강세를 이어갔다. 코스피는 이틀연속 1% 넘는 상승세를 이어갔다.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27거래일째 순매도를 이어갔지만, 매도규모가 꽤 줄어든 것은 우호적으로 작용했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위험기피 성향이 완화된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오전장 배당금 수요 물량이 소화되면서 오후장 추가로 하락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확산세를 주목할 필요는 있다고 봤다. 다음주 삼성전자 등 주요기업들의 배당시즌이라는 점에서 하단은 지지될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에서 발표될 3월 경제지표도 주목할 변수로 꼽았다. 원·달러는 다음주 1203원에서 1235원 사이를 오갈 것으로 예상했다.
1211.1원에 출발한 원·달러는 오전장중 1215.8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장중 변동폭은 9.0원으로 나흘연속 10원 아래 변동성을 보였다.
역외환율도 나흘째 하락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209.6/1209.9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9.05원 내렸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전체적으로 위험기피 성향이 완화되면서 하락압력을 받았다. 코로나19 정점을 곧 확인할 것이란 기대가 있었다. 연준도 공격적으로 유동성을 풀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달러화도 약했다. 반면 위안화는 강세를 기록했고, 주가도 올랐다.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 매도세가 약해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다음주는 17일 삼성전자를 비롯해 현대차, 현대모비스, 삼성화재 등 주요기업들이 배당이 예정돼 있다. 배당금 역송금 수요가 하단을 지지할 듯 싶다. 미국에서 코로나19가 진짜로 정점을 확인할지 등 코로나19 관련 이슈가 중요하다. 중국에서는 소매판매 등 지표발표가 예정돼 있다. 3월 지표들이 개선됐을지 여부에 따라 환율 변동성을 키울 것 같다”며 “다음주 원·달러는 1205원에서 1235원 사이에서 등락할 것 같다”고 에측했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코로나19에 대한 우려가 완화되면서 전반적으로 하방압력이 컸다. 장초반엔 배당수요로 상단에서 유지되다가, 오후들어 많이 빠졌다. 배당수요를 소화한 후 빠진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그는 또 “코로나19가 완화되면 원·달러는 좀 더 하방압력이 있지 않을까 싶다. 다만 배당수요와 월말로 갈수록 관련 수요도 있다. 수급영향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며 “다음주는 1203원에서 1210원 사이에서 등락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오후 3시40분 현재 달러·엔은 0.08엔(0.07%) 내린 108.40엔을, 유로·달러는 0.0010(0.09%) 상승한 1.0941달러를, 역외 달러·위안(CNH)은 0.0144위안(0.20%) 하락한 7.0431위안을 기록 중이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24.49포인트(1.33%) 상승한 1860.70을 기록했다.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553억3300만원어치를 매도해 27거래일째 순매도를 이어갔다. 이는 2015년 8월5일부터 9월15일까지 기록한 29거래일연속 순매도 이후 4년7개월만에 최장 순매도 기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