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정치를 말하다] 고은영 “청년정치 협소하게 보지 말아야…‘시간의 불평등’ 해결할 것”

입력 2020-04-10 17:08 수정 2020-04-10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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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영 녹색당 비례대표 후보. (사진제공=고은영 후보)
▲고은영 녹색당 비례대표 후보. (사진제공=고은영 후보)

“세대 교체된 청년 정치인이 사회를 바꾸는 게 청년 정치다. 나이가 어린 청년 정치인이 국회에 들어가서 청년 관련 입법 활동만 하는 것은 협소한 개념이다.”

고은영 녹색당 비례대표 후보는 10일 이투데이와의 전화인터뷰에서 현재의 청년 정치는 청년 정책만 이야기하는 정치인으로 가둬두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녹색당 비례 1번인 고 후보는 2018년 녹색당 제주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3위를 기록하면서 주목받은 바 있다.

고 후보는 먹고사는 데 지쳐 서울에서 제주도로 이주했으나 비싼 집값, 낮은 임금 등이 다를 게 없다는 걸 깨닫고는 이를 바꾸고자 정치를 시작했다. 그는 “구조적이 부분은 개인이 열심히 살거나 NGO 활동을 하는 것으로는 바꿀 수 없다는 것을 체감했다”고 말했다.

이어 “미래 세대에게 짐을 지우는 방식인 개발 사업에 반기를 들어야겠다는 생각으로 도지사에 출마했었다”면서 “굴뚝산업, 토건사업들이 기후위기와 감염병 사태를 유발하면서 생활이 악화하는 악순환을 끊어내고자 이번 총선에 출마하게 됐다”고 밝혔다.

녹색당은 기후위기와 그에 따른 ‘시간의 불평등’을 강조한다. 고 후보는 “시간의 불평등이란 과거 산업화ㆍ민주화 세대가 자원을 펑펑 썼기 때문에 미래 세대가 쓸 자원이 남아있지 않는 불평등"이라면서 “녹색당은 굳이 세대를 이야기하지 않아도 이러한 불평등을 언급하고 타파하려 한다”고 말했다.

녹색당에는 청년 정책이 따로 없다. 그러나 사회구조를 바꾸는 과정에서 청년이 수혜자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고 후보는 “저희 대표 공약 3가지 중 하나가 ‘전 국민 3주택 이상 소유 금지’”라면서 “'가지는 주거'에서 '빌려 쓰는 주거'로 전환하는 프로그램을 제안하고 있는데 쪽방촌 노인과 청년 세대가 최대 수혜자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그린뉴딜기후위기대응기본법, 차별금지법 제정ㆍ다양한 가족구성원 보장을 대표 공약으로 제시했다. 그린뉴딜은 최근 민주당과 정의당, 민생당 등도 정책으로 언급했다. 고 후보는 “기후위기에 대한 대응안을 내놓을 때 녹색당은 가장 급진적”이라면서 “원내에 진출한다면 기후위기에 대한 정책을 견인하고자 한다. 저희 총선 1호 공약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개인적으로는 제주도에서 정치를 시작한 만큼 원내에 진출해 제주 제2공항 백지화를 이루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고 후보는 8일 제주도청 앞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제주 제2공항 추진과정에 대한 국정조사를 실시해 문제점을 살펴보겠다고 공약했다. 그는 “세계적인 불황이 시작될 것으로 전망되는 시점에 공항을 하나 더 만드는 것은 지금 청소년과 태어나지 않은 미래세대의 부담”이라면서 “제가 국회에 들어간다면 공항ㆍ항만 개발 등 토건산업을 막는 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소신을 나타냈다.

현재 청년 정치의 문제점에 대해 고 후보는 “기성정당이 청년을 협소하게만 바라보고 지원의 대상, 약자로 바라보면서 청년 정치인을 청년 정책만 이야기해야 하는 정치인으로 가둬두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청년에 당내 권한을 주지 않고 있다”면서 “당내 대학생위원회나 청년위원회에는 공천 기회를 주지 않고 외부에서 유명한 사람을 불러서 앉히는 식으로 인재를 키우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를 개선하고 청년 정치를 활성화할 방법으로는 당내 권한 부여와 제도적 지원을 언급했다. 고 후보는 “녹색당에서는 청년녹색당이 당내 최고의결기구에서 광역시도당 하나에 해당하는 의결권을 갖는다”면서 “당내 청년 정치조직이 최고의결기구에서 동등한 의결권을 갖고 의사 표현을 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여성 공천에 대한 보조금처럼 청년을 일정 비율 이상 공천하는 것을 지원이 따르는 권고사항으로 강제해야 세대교체가 이뤄질 것”이라 주장했다.

녹색당이 원내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정당득표율 3%의 벽을 넘어야 한다. 고 후보는 “비례대표 후보 5명이 전국을 돌아다니고 방송도 내보내면서 지역전과 공중전을 함께하고 있다”면서 “기후위기를 돌파하려는 어떤 정당이 있는지 이번 선거의 한 가지 선택 기준으로 삼아주기를 호소드린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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