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코로나19 경제위기, 글로벌금융위기 때보다 회복 더딜 것"

입력 2020-04-12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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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 재구조화로 재정 여력 확보해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한국의 경제 위기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보다 회복 기간이 더 길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12일 '주요 경제위기와 현재 위기의 차이점과 향후 전망' 보고서에서 "코로나19 위기 이전부터 한국 경제는 올해 1%대 성장이 예측되는 등 이미 기초체력이 약화한 상태였다"며 이같이 우려했다.

한경연은 한국의 GDP갭이 지속해서 하락해 지난해 이미 -2.1%포인트(p)까지 내려갔다며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의 충격이 반영된 2009년 당시 GDP갭 -1.2%p보다도 낮은 수준이라고 짚었다.

GDP갭이란 실질성장률에서 잠재성장률을 뺀 값이다. '마이너스' 값은 경기 침체 상태를 의미한다.

한경연은 여기에 코로나19 위기까지 덮쳐 2020년 GDP갭은 훨씬 더 추락할 것으로 우려했다.

조경엽 경제연구실 실장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는 한국경제의 기초체력이 나쁘지 않았기 때문에 위기로부터의 신속한 회복을 이룰 수 있었다"며 “코로나19 위기 전에도 올해 1%대 성장이 예견됐기 때문에 획기적 정책전환 없이는 심각한 경기침체에서 벗어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경연은 코로나19에 따른 금융시장 변동성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했다.

주식시장의 경우 주요국의 경기부양책에 따라 주가가 단기적으로 급등할 순 있지만, 실물경제가 호전되지 않는 이상 하향 추세를 벗어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한경연 측은 주장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주가가 위기 이전으로 회복하는 데까지는 S&P 500은 5년, 코스피는 3년가량 걸렸다.

외환위기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경제위기가 장기화할 경우 외환위기의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

조 실장은 “수출부진 장기화로 경상수지 적자가 쌓이고 경제 펀더멘탈 약화가 지속하면서 자본유출이 커진다면 외국투자자들의 심리적 불안이 증폭되면서 외환보유고가 부족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를 대비하기 위해 미국과의 통화스와프 확대, 그리고 미국과의 상시적ㆍ무제한 통화스와프를 맺는 국가들(일본, 영국, 스위스 등)과의 통화 스와프 체결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코로나19 확산이 세계무역에 미치는 충격을 분석한 결과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의 충격을 가정할 경우 세계교역 증가율은 약 6%p 감소할 것으로 계산됐다.

그러면서 한경연은 이번 위기 이후 전 세계적으로 비관세 장벽을 중심으로 보호무역 조치를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조 실장은 “세계 경제의 공급과 수요 부문에 동시에 충격이 발생하면서 이번 위기가 세계무역에 미치는 파장은 가늠하기 쉽지 않다”며 “글로벌 금융위기보다 더한 강도로, 더 장기간 지속할 수 있으므로 세계교역량 증가율 감소는 6%p 이상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경연은 재정 여력을 확보해 불황이 장기화하는 것을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정의 재구조화를 통해 재정 여력을 확보하고 재정의 효율적 운용을 통해 재정의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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