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모르고 오르던 과천 전셋값 '폭락' 왜?

입력 2020-04-12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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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0.92%↓… 입주 봇물에다 청약 1순위 거주요건 강화 영향

지난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던 경기 과천시 아파트 전셋값이 최근 들어 급락하고 있다. 대규모 아파트 입주가 예정된 데다 정부가 청약 1순위 거주 요건을 1년에서 2년으로 강화한 게 영향을 미쳤다는 게 현지 부동산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12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주 과천시 아파트 전세가격은 0.92% 하락했다. 2012년 12월 31일 기준 주간 하락률(-1.00%) 이후 7년 3개월만에 가장 큰 낙폭이다. 올해 과천 아파트 전셋값의 누적 하락률은 -3.34%에 달한다.

과천에서 대장주 아파트로 꼽히는 원문동 '래미안 슈르'(옛 과천주공3단지) 전용면적 59㎡형은 최근 7억3000만 원에 전세 거래됐다. 지난 1월 거래가(7억7000만 원)보다 4000만 원 빠졌다. 이 아파트 전세 시세는 현재 6억3000만 원으로 떨어졌다. 지난 2월 최고 9억5000만 원에 거래됐던 이 아파트 전용 84㎡형도 이달 7억2000만 원에 전세 계약됐다. 이 주택형 역시 최근 전세 시세는 6억7000만 원까지 내려앉았다.

별양동 주공5단지 전용 103㎡형 전세 실거래가는 10억 원(1월)에서 지난달 7억 원으로 급락했고, 9억2000만 원(1월)에 거래된 중앙동 '래미안 에코팰리스'(옛 주공11단지) 전용 84㎡형은 현재 전세 시세가 7억7000만 원대로 주저앉았다.

과천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해 7월 상승 전환한 뒤 1%가 넘는 주간 상승률이 연이어질 만큼 고공행진했다. 지난해 주간 최고 상승률은 1.33%에 달했다.

이 일대 전세시장이 이처럼 하락 반전한 것은 새 아파트 입주 물량이 증가한 영향이 크다. 실제 과천에선 올해 중앙동 '과천 푸르지오써밋'(옛 주공1단지)를 비롯해 '과천 센트럴파크 푸르지오 써밋'(옛 주공 7-1단지) 등 입주 물량만 3000가구에 육박한다. 작년보다 5배 이상 늘어난 물량이다.

청약 1순위 거주 요건이 1년에서 2년으로 강화된 것도 전셋값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그간 과천시에선 1년만 거주하면 청약 1순위 우선공급 대상자가 됐다. 이 때문에 지난해엔 과천 지식정보타운 등에서 분양하는 '로또 단지'를 잡기 위해 예비 청약자들이 과천 전세시장으로 밀려들면서 전셋값을 고공행진했다.

하지만 정부가 지난해 12·16 부동산 대책을 통해 수도권 지역 투기과열지구와 대규모 택지개발지구의 청약 1순위 해당 지역 거주기간을 최소 1년 이상에서 2년 이상으로 늘리면서 전세시장 상황이 급변했다. 청약 1순위 거주 요건을 강화한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개정안은 이달 중순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과천 원문동 K공인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다 청약 거주 요건 강화까지 겹치면서 전세 수요가 확 줄었다"며 "여기에 올해 입주하는 아파트 물량도 많아 당분간 전셋값 하락세가 이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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