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아 돌연사, '에어백 조끼'로 막는다

입력 2020-04-1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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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기원, 중소기업들과 ‘영아용 웨어러블 에어백 시스템’ 공동 개발

압력센서가 엎드림 감지해 에어백 작동, 기도 확보와 경고 알람 동시에

▲에어백에 들어가는 섬유형 압력센서를 들고 있는 생기원 최성환 박사(오른쪽)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제공)
▲에어백에 들어가는 섬유형 압력센서를 들고 있는 생기원 최성환 박사(오른쪽)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제공)

12개월 미만의 건강했던 영아가 수면 중 갑작스럽게 사망할 경우 이를 ‘영아 돌연사 증후군(SIDS)’이라고 부른다. SIDS는 영아 사망 사고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미국의 경우 매년 평균 약 3500건, 국내에서도 100여건 가량 발생하고 있다. SIDS 원인 중 약 69%는 목을 가누기 힘든 영아가 잠을 자다 엎드렸을 때 기도가 막혀 질식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이 중소기업 세이프웨어㈜, 아마노코리아㈜와 함께 영아의 엎드린 상태를 감지하고 에어백을 작동시켜 질식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영아용 웨어러블 에어백 시스템’을 공동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조끼 형태로 개발된 에어백 시스템에는 섬유 소재로 제작된 6개의 압력센서가 가슴과 등, 옆구리 부위에 각각 2개씩 내장돼 있어 영아의 움직임을 실시간 감지한다. 영아가 엎드릴 경우 압력센서가 이를 감지해 목과 가슴 부위에 부착된 에어백을 즉시 작동시키고, 그와 동시에 블루투스 통신 모듈을 통해 보호자의 스마트폰에 전화를 걸고 경고 알람을 울려준다.

작동된 에어백은 2.5㎝ 가량 부풀어 올라 20초 이상 유지돼 보호자가 알람을 받고 영아에게 도달하기 전까지 충분한 시간을 제공해주며, 이처럼 기도 확보에 직접 개입한다는 점에서 무호흡 상태 알림만 전달하는 기존의 스마트 의류와는 차별화됐다.

▲영아가 엎드렸을 때 에어백이 2.5㎝가량 부풀어 올라 기도가 확보된 모습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제공)
▲영아가 엎드렸을 때 에어백이 2.5㎝가량 부풀어 올라 기도가 확보된 모습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제공)

개발을 주도한 생기원 공정플랫폼연구부문 최성환 박사 연구팀은 에어백 시스템의 안전성 확보에 최우선 순위를 두고 2019년 초부터 개발에 착수해 1년여 만에 성과를 냈다. 이산화탄소 카트리지로 작동하는 에어백은 화약 성분이 포함되지 않아 폭발 위험이 없으며, 영아 흉부에 가해질 충격을 줄이기 위해 1~2초에 걸쳐 천천히 부풀어 오르도록 설계됐다.

또한 조끼 겉감에는 오염물을 제거하기 쉬운 나일론 소재를, 안면에는 유아용 친환경 섬유를 사용했고, 통신 모듈의 경우 전문시험평가기관에서 블루투스 작동 및 전자파 차폐 성능을 검증받았다. 이번 성과는 생기원 연구진들과 관련 분야 전문기업들이 각각의 요소기술을 개발하고 융합해낸 결과다.

생기원 섬유융합연구부문 고재훈 박사 연구팀은 100% 전도성 섬유로 전극과 센서를 구성할 수 있는 압력센싱 기술을 독자 개발해 에어백 시스템에 적용했다. IT융·복합의류 전문기업 세이프웨어는 영아용 에어백 구조체와 어플리케이션 개발을, 관제시스템 전문기업 아마노코리아는 블루투스 경고 알림 모듈 및 동작 시스템을 설계·제작했다. 최성환 박사 연구팀은 영아용 에어백 시스템을 기획하고 요소기술들을 융합하는 데 필요한 전체 알고리즘을 설계해 실제 시제품으로 구현해냈다.

개발된 에어백 시스템이 상용화되면 영아를 24시간 돌보기 힘든 가정뿐만 아니라 소수 인력이 다수의 영아를 관리해야 하는 병원 신생아실 또는 어린이집 등에서도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2019년 5월과 11월 관련 특허(총 2건)를 각각 출원했고, 2020년 하반기 세이프웨어㈜에 해당 특허 및 시스템을 이전할 계획이다.

최 박사는 “개발된 시스템은 탈착 가능한 조끼 형태라 세탁과 보관이 쉽고 에어백 작동 시 이산화탄소 카트리지만 교체하면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 실용적”이라며 “향후 제품에 들어가는 전선과 커넥터의 수를 줄여 착용 편의성을 높이고 경량화 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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