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미국에서 국내로 들어오는 단기체류 입국 외국인에 대해서도 유럽발 단기체류 외국인과 동일하게 공항 검역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검사를 시행한 후 2주간 시설격리할 전망이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차관)은 13일 정례브리핑에서 “미국발 단기체류 외국인에 대해서도 유럽과 동일한 수준의 방역관리방안을 추가로 검토하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현재 정부는 미국발 단기체류 입국 외국자에 대해선 2주간 시설격리해 증상이 나타날 경우에만 진단검사를 하고 있다.
다만 미국의 확진환자 수가 50만 명을 넘어서고 미국발 국내 유입 확진자가 유럽발 국내 유입 확진자보다 빠르게 늘고 있는 점을 고려해 미국발 단기체류 입국 외국인에 대한 진단검사 후 시설격리 추진이 필요하다고 김 조정관은 설명했다.
이달 1~11일 미국발 국내 유입 확진환자는 164명으로 유럽발(97명)보다 더 많다. 최근 5일간 국내 입국 외국인 수는 하루 평근 1000명 정도로 이중 단기체류 입국자가 30~50%를 차지한다.
김 조정관은 “여기에 이달 5일 이전 발급된 단기체류 목적의 사증은 모두 효력이 정지되며 해당 사증을 소지한 외국인은 공관에 사증을 다시 신청해야 한다”며 “아울러 오늘 0시부터 미국발 내국인 입국자는 유럽발 내국인 입국자와 동일하게 자가격리 후 3일 이내 모두 진단검사를 실시한다”고 했다.
그는 또 “우리 국민에 대해 입국금지조치를 취한 국가나 지역에 대해서는 상호주의 차원에서 사증 면제와 무사증 입국을 제한한다.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 등 90개 국가 또는 지역이 그 대상”이라고 덧붙였다.
정부가 최근 5일간 집단감염 위험이 높은 클럽 등 유흥시설 4만1476개소에 대해 강도 높은 현장점검을 실시한 결과 감성주점, 나이트클럽, 단란주점, 유흥주점 등 4242개소가 행정명령을 부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로도 정부는 경찰 및 소비자식품위생감시원과 함께 합동점검을 실시하는 등 지속적으로 점검을 강화할 예정이다.
김 조정관은 정부가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통해 국내에서는 코로나19 확산이 성공적으로 제어되고 있지만, 현 상황에서 방심한다면 언제든 재확산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계심을 나타냈다.
그는 "전날 신규 확진자는 25명으로 다행히 수가 크게 증가하지 않고 한 주를 시작하게 됐다"며 "그러나 지난 주말 부활절 종교행사나 총선 등의 영향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일주일간 확진자 추이를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우리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느슨히 한다면 그 결과는 며칠 뒤, 몇 주 뒤에 우리가 감당하기 어려운 결과로 돌아올 수 있다"며 "코로나19의 확산을 성공적으로 지연시키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것이 코로나19가 완전히 사라지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조정관은 "우리가 방심한 틈을 타 언제든 다시 확산할 가능성이 남아있다는 점을 기억해달라"며 "많은 국가에서 신규 확진자가 일관되게 내리막 곡선을 그리지 못하고 오르락내리락하는 물결 모양을 그리고 있고, 방역 모범국이라고 평가받던 국가에서도 일순간에 확진자가 증가하는 등 코로나19의 확산세가 확실히 잡히지 않고 있다"고 했다.
그는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2월 하루 발생 확진자가 한 자릿수를 유지하다가 31번째 환자 발생 이후 하루 만에 20명, 그 뒤로 열흘 만에 800명을 기록했던 경험을 떠올린다면 한순간의 방심이 얼마나 큰 위기를 초래할 수 있는지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