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에서 지난해 7월 열렸던 소프트뱅크월드 행사에서 손 회장은 흥분에 겨워 “오요가 설립한 지 수년도 안 돼 세계 최대 호텔 체인들을 압도하려 한다”며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다. 25세의 아가왈이 세계에서 가장 큰 호텔왕이 되려 한다”며 극찬했다. 그러면서 손 회장은 아가왈을 소프트뱅크가 후원하는 새로운 슈퍼스타라고 공식 선언했다.
당시 손 회장은 “오요가 빅데이터를 사용해 단기간에 세계 80개국에 진출해 110여 개의 호텔을 소유하는 대형 호텔 체인으로 성장했다”며 “소프트뱅크가 중간에 돈을 넣었다”고 자신의 투자 안목을 홍보하기도 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오요와 아가왈의 운명을 크게 바꿔 놨다. 현재 오요는 전 세계 영업이 중단돼 직원 수천 명이 일시적으로 해고됐다. 전 세계 거의 모든 나라의 여행 제한 조치로 호텔 객실이 텅텅 비면서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오요는 스타트업 투자자로서의 손 회장 명성에 또 다른 타격을 줄 위험이 있다고 블룸버그는 경종을 울렸다. 세계 최대 사무실 공유 서비스 업체 위워크는 지난해 기업공개(IPO)가 취소된 끝에 대주주인 소프트뱅크로부터 대규모 구제금융을 받는 처지가 됐다.
오요는 지난해 기업가치가 100억 달러(약 12조 원)로 치솟아 소프트뱅크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중요한 위치를 점하게 됐다. 그러나 코로나19 상황으로 오요 투자와 관련된 소프트뱅크의 장부상 이익은 손실로 전환될 위기에 놓였다.
여기에 손 회장과 아가왈이 얽힌 복잡한 금전 관계가 있다. 아가왈은 지난해 자사 기업가치 급등에 자신감을 얻어 자사주 매입을 위해 일본 미즈호파이낸셜그룹 등 은행들로부터 총 20억 달러를 빌렸다. 여기에 개인적으로 보증을 선 것이 바로 손 회장이었다. 만일 오요 기업가치가 떨어지면 은행은 추가 담보를 요구할 수 있으며 그렇게 되면 손 회장은 개인적으로 막대한 손실을 볼 수 있다.
유나이티드퍼스트파트너스의 저스틴 탕 아시아 리서치 대표는 “아가왈이 마진콜(증거금 충당 요구)을 받게 되면 어려움에 빠질 것”이라며 “그는 매우 할인된 가격에 자신이 보유한 주식을 매각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손 회장은 위워크 사태 이후 어떤 경우에도 스타트업 구제금융에 다시는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러나 손 회장이 아가왈에게 개인적으로 보증을 섰다는 복잡한 문제는 접어두더라도 소프트뱅크 이사회가 그동안 투자했던 돈을 날리지 않기 위해 결국 개입을 결정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