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發 수출 타격 현실화…무너지는 수출 강국

입력 2020-04-13 15:00 수정 2020-04-13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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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10일 수출 18.6%↓…3월 선방→4월 급감 전환 우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한국 수출 타격이 현실화하고 있다. 지난달 -0.2%로 선방했던 한국 수출은 4월 들어 10일간 20% 가까이 급감했다. 석유제품 수출은 반 토막이 났으며 한국 수출의 버팀목 역할을 하는 반도체도 마이너스 신세를 면치 못했다. 경제전문가는 코로나19에 따른 수출 공포가 시작됐다며 여름에 사태가 진정되더라도 연말까지는 수출 성적이 녹록지 않으리라고 전망했다.

◇4월 1~10일 수출 122억 달러 그쳐…18.6% 급감 = 관세청이 13일 발표한 '4월 1~10일 수출입 현황'에 따르면 이 기간 수출은 122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6%(28억 달러) 줄었다. 특히 조업일수도 8.5일로 지난해와 같아 일평균 수출 역시 17억7000만 달러에서 14억4000만 달러로 18.6% 감소했다.

한국 수출은 지난달 급감할 것이라는 우려를 깨고 -0.2% 감소로 선방했다. 이달 1일 정부는 3월 수출의 경우 코로나19가 우리 주력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글로벌 확산세로 4월은 어두울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이 같은 전망은 현실이 됐다.

수출 주력 품목은 대부분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반도체(-1.5%), 승용차(-7.1%), 석유제품(-47.7%), 무선통신기기(-23.1%), 자동차부품(-31.8%) 등 일제히 부진을 면치 못했다.

수출 상대국별로도 중국(-10.2%), 미국(-3.4%), EU(-20.1%), 베트남(-25.1%), 일본(-7%), 중남미(-51.2%), 중동(-1.2%) 등 주요 시장에서 일제히 수출이 위축됐다.

수입 역시 146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21억8000만 달러) 감소했다. 이에 따라 이달 들어 10일까지 무역적자 규모는 약 24억 달러로 집계됐다.

수입 품목 가운데 정보통신기기(8.5%), 가스(4.1%) 등의 수입은 늘었지만, 원유(-18.0%), 반도체(-5.4%), 기계류(-11.9%), 석탄(-40.7%) 등은 감소했다. 주로 미국(-22.4%), EU(-20.9%), 중동(-11.9%), 일본(-15.2%) 등으로부터의 수입이 줄었다.

◇3월 ICT 수출 증가세 유지했지만 반도체 하락세 지속 = 이날 정부가 발표한 '3월 ICT 수출입 통계(잠정)'를 4월 10일까지의 수치와 비교해보면 3월 선방이 4월 급감으로 변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지난달 ICT 수출은 160억 달러로 2019년 3월 대비 1.1% 증가했다. 수입은 94억4000만 달러를 기록했으며 이에 따라 무역 수지는 65억7000만 달러 흑자를 보였다. ICT 수출은 2월에 이어 2개월 연속 증가세다.

품목별로는 3월 휴대전화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11.3% 늘어 10억2000만 달러를, 컴퓨터와 주변 기기는 전년 동월 대비 77.6%가 늘어 12억3000만 달러 수출을 기록하며 선방했다.

다만 반도체 부문(2.7%↓)은 스마트폰과 PC 등 메모리 수요가 둔화해 88억7000만 달러 수출을 기록했으며 디스플레이 패널(4.4%↓)은 16억4000만 달러에 그쳤다.

문제는 코로나19의 글로벌 확산으로 ICT 수출의 증가세 유지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이달 10일까지 반도체 수출은 여전히 마이너스를 기록, 힘을 못 쓰고 있으며 무선통신기기 역시 20%가 넘는 감소 폭을 보였다.

◇수출, 4월 공포 시작…조업일수 적어 마이너스 폭 확대 우려 = 10일까지의 수출 성적 '-18.6%'가 오히려 좋은 수치로 보일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10일까지는 조업일수가 지난해와 같지만 이달 말까지를 보면 총선(15일)을 포함해서 휴일이 지난해보다 2일 더 많다. 일할 수 있는 날이 이틀이나 줄어드는 셈이다. 올해 수출 추이를 보면 1월 전체 수출은 전년보다 조업일수가 적은 탓에 6.5% 감소했지만, 2월은 반대로 조업일수가 많아 전체 수출액은 4.3% 늘었다. 조업일수가 수출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는 증거다.

특히 코로나19의 글로벌 확산도 수출 급감의 우려를 키운다. 정부 역시 이달 초 "앞으로 수출은 코로나19의 본격적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한 바 있다.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지난달 수출 물량은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하기 전에 계약된 물량이 대부분으로 진짜 코로나19에 따른 수출 악화는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수출 성적은 4~5월이 최악일 것으로 보이고 코로나 19가 여름에 끝난다고 하더라도 연말까지는 (한국 수출이) 힘을 쓰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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