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종사 700명 내보낸 세계1위 아메리칸항공…국적사 "남일 아냐"

입력 2020-04-13 15:27 수정 2020-04-13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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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직→퇴직' 구조조정 가능성…조종사 복귀 여부 및 시점도 관건

전 세계 1위 항공사인 아메리칸항공이 수백명에 달하는 일부 조종사들의 퇴직을 결정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기준 300여개 항공사들 중 가장 큰 규모의 항공사마저 이 같은 결단을 내려, 국적사 역시 인력 감축 강도를 휴직에서 해고로 더욱 높일 가능성이 커졌다.

1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메리칸항공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자 최근 일부 직원들은 물론 상당수 조종사들을 내보내기로 했다.

지난 1월 기준 아메리칸항공의 객실 및 운항(조종사) 승무원 수는 1만3800명으로 이 중 4800명의 조종사들은 이미 휴직을 결정했으며, 또 다른 715명은 일부 위로금 수령과 함께 퇴직을 결정했다.

전 세계적으로 대형 글로벌 항공사들의 이 같은 인력 구조조정 움직임은 국적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현재 국적사 중 유일하게 이스타항공이 전체 직원의 5분의 1 수준인 350명 가량의 구조조정을 결정한 상태며, 이 같은 흐름이 인력 감축안이 휴직에 그쳤던 항공업계 전체로 번지며 수많은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다른 저비용항공사(LCC)는 물론 대형항공사(FCS)들 조차 상황이 사상 최악일 뿐 아니라, 아무리 업계가 힘들어도 인력조정이 금기시됐던 국·내외 조종사들마저 하나둘 휴직 대열에 합류하고 있어서다. 게다가 일부 항공사들은 하청업체들에게도 인원 감축을 서면으로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조종사들은 휴직·퇴직 여부를 떠나 코로나19 여파가 잠잠해지며 시장 사정이 나아져 복귀를 하게 돼도 문제다. 비행기를 띄우지도 않고, 근무를 하지 않은 상황에서 운항 자격이 유지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어서다.

항공안전법에 따르면 운항승무원은 90일 이내에 운항하고자 하는 항공기에 탑승해 3회의 이착륙 비행 경험을 충족해야 운항자격을 유지할 수 있다.

물론 실제 비행기 대신 시뮬레이터(모의비행장치) 운항으로 이를 대체할 수 있지만 국적사 중 이를 보유한 곳은 대항항공이 유일해 이용 가능한 인원수가 제한돼 있다.

이에 내국인 조종사 이용이 우선시 돼 외국인 조종사들의 복귀 시점이 늦춰지거나 복직도 장담하지 못할게 될 것이라는 불안한 목소리도 나온다. 최근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에 A380 시뮬레이터를 지원하지 않기로 했다는 소식이 들리며 이 같은 불안감은 더욱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대해 항공업계 관계자는 "조종사들은 기본적으로 30~40%는 근무를 하면서, 조를 짜 순환휴직 개념으로 휴직에 들어가고 있다"면서 "이에 복귀 역시 순차적으로 진행될 예정이어서 국적은 전혀 상관이 없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휴직 여부와 상관없이 운항 자격 유지를 위한 시뮬레이션 훈련을 일반 근무시와 동일하게 진행하려고 노력하기 때문에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며 "업황이 예상보다 빨리 회복될 경우 휴직을 종료시킬 수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항공사 관계자는 "국적 상관없이 조종사들이 가장 마지막에 운항했던 항공기, 퇴직 순서 등에 따라 합리적으로 복귀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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