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광약품, 가장 먼저 '코로나19 치료제' 임상…허가까지 속도낸다

입력 2020-04-14 14:56 수정 2020-04-14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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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광약품이 국내 제약사 가운데 가장 먼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 임상에 돌입한다. 신약 재창출 방식을 통한 신속한 개발로 빠른 상용화가 가능할지 주목된다.

14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부광약품의 항바이러스제 '레보비르'(성분명 클레부딘)를 코로나19 환자에게 투여하는 2상 임상시험을 승인했다. 국내 제약사의 코로나19 치료제 상업화 임상이 식약처 승인을 받은 것은 처음이다.

이번 임상은 중등증 코로나19 환자에서 클레부딘과 히드록시클로로퀸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평가한다. 중등증 코로나19 60명을 대상을 고려대 구로병원, 고려대 안산병원, 길병원, 아주대병원 등 8곳에서 실시된다.

부광약품이 개발한 항바이러스제 레보비르는 전 세계에서는 4번째,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나온 B형간염 바이러스 치료제다. 개발 단계에서 B형간염바이러스 외에 다른 바이러스에 대한 효과도 확인했으며, 국산 11호 신약으로 시판되고 있다.

부광약품은 지난달 레보비르의 시험관 내 시험에서 코로나19에 대한 효과를 확인하고 특허를 출원했다. 레보비르는 핵산유사체로 바이러스 유전물질의 복제를 억제하는 기전을 갖고 있다. 길리어드사이언스가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 중인 '렘데시비르'도 바이러스 유전물질 복제를 억제하는 핵산유사체다.

최근 식약처 발간 자료에 따르면 항바이러스제가 아닌 경우 실험실에서 효과가 확인돼도 동물 모델 데이터를 확보해야 한다. 국내에 마땅한 동물모델이 개발돼 있지 않기 때문에 확보에만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이후 안전한 용량을 설정하기 위한 임상 1상 시험까지 거쳐야 이후 단계로 진입이 가능하다.

레보비르는 다른 질환에 쓰이는 약물을 가지고 새로운 질환에 대한 효능을 검증하는 신약 재창출 방식으로 개발되는 코로나19 치료제다. 이미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해 신약 개발에 들이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다. 렘데시비르도 이 같은 방식으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코로나19의 확산 속도를 감안하면 신약 재창출 이외의 방식으로 개발하는 치료제는 상업화에 성공하더라도 수익성을 담보하기 어려울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레보비르가 이번 임상에서 유효성을 확인하고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으면 2상 이후 바로 발매를 위한 허가 신청이 가능하다"면서 "유효한 결과가 나온다면 조건부로 현장에서 사용하면서 임상 3상을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부광약품은 전임상부터 제품 발매까지 전 단계에 이르는 신약 파이프라인을 구축한 제약사다. 덴마크 자회사 콘테라파마를 통해 파킨슨병 관련 이상운동증 치료제 개발을 위해 유럽과 미국에서 글로벌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며, 싱가포르에 설립한 조인트벤처를 통해 개발 중인 신개념 면역항암제와 전립선암 개량신약의 임상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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