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증권업계가 예측하는 산업지형 변화는

입력 2020-04-14 17:24 수정 2020-04-15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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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뒤바뀔 산업 지형도에 증권가도 촉각을 곤두세우는 양상이다. 주요 증권사에서는 ‘포스트 코로나’(Post-corona) 관련 보고서를 연달아 내놓으며 사태 이후 나타날 변화를 예측하고 있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증권가.  (뉴시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증권가. (뉴시스)

14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이번 달 들어 총 여덟 곳의 증권사 리서치센터에서 코로나 사태 이후 투자 전략에 대한 보고서를 내놨다. 보고서가 나오기 시작한 시점은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유의미하게 줄어들기 시작한 때와 맞물린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코로나 사태가 우리 사회에 몰고 올 변화로 △언택트(비대면) 문화 확산 △바이오 산업 중요성 대두 △ESG(환경ㆍ사회ㆍ지배구조) 투자 증가 등을 꼽았다.

유망 종목이나 세부 산업 전망은 증권사별로 갈렸지만, 코로나 사태 이후 경제 성장이나 산업 구조 등 거시적인 부분에서부터 삶의 양식을 비롯한 미시적인 영역까지 광범위한 변화가 나타날 것이라는 데는 대부분 의견이 일치했다.

◇“언택트 문화 확대”= 특히 언택트 문화의 경우 보고서를 내놓은 증권사들이 모두 언급할 정도로 주목도가 높았다. 한국투자증권은 “과거 언택트 서비스 주 사용자는 오프라인 세계에서의 불필요한 연결은 원치 않는 젊은 세대들이었지만 최근에는 언택트 소비가 40ㆍ50대에서도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하나금융투자는 해외 주식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는 화상회의, 커뮤니케이션, 가상화, 사이버보안 관련 종목들을 살피며 언택트 문화로 인한 ‘포스트 코로나’ 수혜가 기대된다며 관심 업종으로 꼽았다.

각 증권사가 언급한 언택트 문화에 따른 산업 변화를 종합해보면 △5G 활성화 △핀테크 결제시장 발달 △무인배달 서비스 발달 △가정용 간편식(HMR) 등을 비롯한 식료품 B2C 시장 확장 △온라인 콘텐츠(VRㆍ드라마ㆍ게임 등) 시장 확대 등이 포함됐다.

바이오산업 중요도 확대에 대해선 네 곳의 증권사가 다뤘다.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한 주요국들의 사망률이 의료 부문에 대한 1인당 지출액과 비례하는 결과가 최근 나오고 있다는 점에서 의료 부문에 대한 투자와 지출이 확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 중 한화투자증권은 헬스케어 산업 패러다임이 치료 중심에서 예방과 진단의 영역으로 넘어갔다는 점을 강조했다. 진단에 대한 인식이 치료 보조적 역할에서 선행돼야 하는 필수적인 의료행위로 자리잡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 밖에 △리스크 최소화를 위한 CRO(임상시험수탁) 시장 확대 △원격의료 시스템 구축 필요성 증가 △신약 연구개발 활성화 등이 코로나19 이후 바이오 업계에서 생길 변화로 꼽혔다.

◇ESG 중요성 대두… 각기 다른 세 관점 = ESG의 경우 세 곳의 증권사에서 언급했는데, 이들은 각각 다른 이유를 들어 ESG 투자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로나 발병의 원인으로 환경ㆍ기후 변화 등이 꼽힌다는 점에서 기업의 환경 및 위생 시스템 구축 여부가 중요해질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비대면 소비로 포장재 사용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친환경 소비를 하는 소비자층이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어려워진 경제 상황에서 기부나 근로자 복지 등 사회적 책임(S)을 강화하는 기업에 대한 투자자 관심이 커질 것이라는 시각도 있었다.

키움증권은 “코로나와 같이 예기치 못한 투자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ESG로 대변되는 ‘지속 가능한’ 경영 전략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라며 “코로나19는 ESG 가치가 중요해지는 전 세계 패러다임 변화에 정당성을 부여한다”라고 내다봤다.

유진투자증권은 “코로나19 사태로 발생한 환경 문제를 마주할 때마다 친환경 소비에 대한 관심은 늘어날 것”이라며 “친환경적이면서도 가치 있는 소비를 중요하게 여기는 소비자들이 증가할 것이고, 이러한 요구에 맞춰 상품의 개발 및 판매 과정에 친환경 요소를 도입한 ‘그린테일(Green retail)’ 움직임이 확산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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