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KDB생명, 매각 급물살…금감원 ‘적기시정조치’ 면했다

입력 2020-04-1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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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실태평가 ‘잠정등급’ 통보 받아…가장 큰 매각 리스크 잠재워

KDB생명보험이 금융감독원 경영실태평가(RAAS·라스)에서 ‘적기시정조치’는 면한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매각작업이 급물살 타고 있는 KDB생명을 대상으로 적기시정조치를 내리는 건 금감원도 부담으로 작용했을 거란 분석이다. 매각에 변수가 될 수 있었던 리스크가 축소된 KDB생명은 한숨 돌리는 분위기다.

16일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금감원은 최근 KDB생명에 라스 점검에 대한 잠정등급을 통보했다. 확정등급은 이달 말에 최종 통보되지만, 금감원은 KDB생명을 적기시정조치 대상에 불포함키로 가닥을 잡았다. 라스 점검은 유동성 투자 등 리스크 중심의 종합적인 평가를 시행하는 것으로, 총 5등급으로 나눠 평가되며 4등급 이하로 평가될 경우 적기시정조치 등의 개선이 요구된다.

금감원은 지난해 11월, KDB생명에 대한 라스 점검을 한 달간 진행했다. 라스는 금감원이 주기적으로 진행하는 평가지만 이번만큼은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KDB생명은 그간 구조조정 등 경영개선 조치를 받아왔고, 현재 매각을 진행 중인 상황이기 때문이다. KDB생명의 경영개선 상황을 금융당국으로부터 객관적으로 확증받을 수 있다는 이유도 있다.

이 와중에 KDB생명이 적기시정조치를 받으면 매각에 변수로 작용했을 거란 예상이 있었다. 적기시정조치는 경영개선권고, 경영개선요구, 경영개선명령 등으로 나뉜다. 가장 약한 단계인 경영개선권고 단계에서도 임직원 징계, 신규업무진출 제한 등의 규제가 따를 수 있다. 매각에 걸림돌로 작용할 만한 조치다.

이 같은 상황을 모를 리 없는 금감원도 적기시정조치를 내리는 건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매각을 앞둔 만큼 경영실태평가가 매각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걸 금감원도 인지하고 있을 것”이라며 “만일 적기시정조치를 내린다면 산업은행과 시장에 회사를 매각하지 말라는 시그널이 될 수 있어 금감원 입장에선 조심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KDB생명이 매각에 앞서 수익성과 건전성을 끌어올린 점도 주효한 것으로 보인다. KDB생명의 RBC비율은 2018년 상반기 194%에서 하반기 215%, 2019년 상반기 232% 하반기 215%를 기록했다. 금융당국의 권고치(150%)를 여유 있게 웃도는 수준이다.

이에 따라 KDB생명은 한숨 돌리는 분위기다. 급진전 되는 매각에 큰 변수는 잠재웠기 때문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잠재 매수자들의 실사 작업이 끝난 이후 KDB생명 매각을 위한 본입찰과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절차를 시작했다.

현재 사모펀드(PEF)인 JC파트너스가 실사를 끝낸 상태다. 이 밖에도 JC파트너스 외에 후보자가 더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업계 안팎에서는 JC파트너스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가 나온다. JC파트너스는 KDB생명 지분 92.73%를 약 2000억 원에 사들인 뒤 3000억 원가량의 유상증자를 계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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