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압승한 여당, '1주택자 종부세 완화' 공약 지킬까

입력 2020-04-16 13:11 수정 2020-04-16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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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 풍납동 한강변에서 바라본 씨티극동아파트 단지 전경.
▲서울 송파구 풍납동 한강변에서 바라본 씨티극동아파트 단지 전경.

21대 국회의원 선거 결과 여당의 압승으로 마무리되면서 부동산 시장에서는 1가구 1주택 종합부동산세 완화 및 폐지에 대한 기대감이 내려가고 있다. 그동안 집값을 잡겠다는 명목으로 시장경제에 반하는 정책을 펴온 정부와 여당이 규제 강화 기조를 이어갈 것이란 예상에서다. 야당의 견제세력이 사실상 힘을 잃은 시점에서 4‧15 총선을 위해 했던 여당의 규제 완화 발언은 현실화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16일 정치권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총선 기간 표심을 잡기 위해 여야는 일제히 1주택자 보유세 완화 가능성을 언급해 왔다. 여기에는 민주통합당 핵심인 이낙연 공동상임선대위원장과 이인영 원내대표 등이 포함된다.

앞서 12·16 부동산 대책(2019년)에서 강화된 개정안은 1주택자와 조정대상지역 외 2주택 보유자의 종부세 세율을 기존보다 0.1~0.3%포인트(p) 상향 조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시장에서는 수십 년간 집 한 채로 버텨온 실거주자까지 투기세력으로 몰아넣는 조치라며 반발의 목소리가 커졌다.

이 같은 민심을 반영해 총선을 앞두고 있던 정치권은 여야 할 것 없이 보유세 완화 가능성을 잇달아 시사하며 표밭 확장에 몰두해 왔다. 하지만 민주당의 압승으로 4ㆍ15 총선이 결론 나면서 앞으로 보유세 완화나 폐지 방안은 유명무실해질 것이란 예측에 무게가 실린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지금 규제 자체가 잘못됐는데, 실수요자들까지 대출 규제나 세금 압박을 하는 것은 누가 봐도 이상한 일”이라며 “적어도 실수요자나 서울에서 수십 년간 산 사람이 투기꾼으로 몰려서 세금 폭탄을 맞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심 교수는 “여당에서도 불합리하다는 걸 알기 때문에 1주택자 종부세 폐지 얘기를 꺼낸 것”이라며 “부동산은 건설과 맞물려서 거시 경제적으로 승수효과가 가장 큰 분야다. 지금같이 경제가 어려운 시기에 이를 활용하는 방안으로 고민해봐야 한다”고 제언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한국 경제가 위기인데 부동산 규제 정책은 큰 틀에서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여진다”면서 “이번 선거에서 내놨던 공약들이 많은데 민주당이 당 차원에서 내놓은 청년‧신혼주택 10만 가구 외 나머지는 다 후보자들이 한 얘기라서, 이를 정책에 반영하거나 추진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현 정부가) 보유세를 너무 빠르게 현실화시키고 있다”며 “종부세나 공시가격, 공시지가를 이렇게 급하게 현실화시키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현실화를 반대하는 건 아니지만 소비 위축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좀 더 완화해서 중장기적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교수는 “사실 그동안 현 정부가 내놓은 부동산 정책은 시장경제에 반하는 내용이 많았다”면서 “코로나19 이후에 시장 자체가 중장기적으로 침체될 가능성이 있다. 경기와 맞물려 구조적 장기 침체로 가면 경제에 미치는 파격이 너무 크기 때문에, 이런 점을 거시적 측면에서 바라보고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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