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15일(현지시간) 이날 총선은 코로나가 제기한 민주주의에 대한 도전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한국은 한국전쟁이나 2009년 HiN1 인플루엔자 발병 시에도 선거가 지연된 적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국제위기감시기구(ICG)의 김도연 한국 전문가는 WP에 “문재인 정부는 국가적인 재난에 선거를 연기할 법적 권한을 갖고 있지만, 한국인에게 선거 연기는 불가능한 것”이라며 “한국인은 1963~1988년 두 독재정권의 통치에 대해 트라우마가 있다. 이에 선거는 민주주의에 필수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WP의 헨리 올슨 칼럼니스트는 이날 ‘한국이 전 세계에 팬데믹 상황에서 선거를 치르는 법을 보여줬다’는 제목의 별도 칼럼에서 “한국처럼 준비하면 미국도 오는 11월 대통령선거를 연기할 필요가 없다”고 역설하면서 정부가 총선 과정 중 코로나19 전염을 막기 위해 취한 여러 조치를 상세하게 소개했다. 그는 “한국 총선에서 얻을 교훈은 명백하다”며 “미국도 지금부터 준비하면 11월 대선을 연기할 이유도 우편 투표로 전환할 필요도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뉴욕타임스(NYT)는 코로나19가 문재인 대통령이 속한 좌파 성향의 정당에 압승을 안겼다며 16년 만에 좌파 성향 정당들이 의회 과반을 장악한 것은 한국인이 전염병을 통제한 문 정부에 박수갈채를 보낸 것이라고 풀이했다.
그러면서 이번 승리로 문 대통령은 북한과의 정체된 관계 개선과 더불어 권력 남용으로 오랫동안 비판을 받아왔던 검찰 개혁과 같은 국내 이슈에 대해서 더욱 추진력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영국 BBC방송은 문재인 대통령이 속한 집권 더불어민주당이 총선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며 이는 유권자들이 코로나에 대한 정부 대응을 지지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BBC는 한국은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이래 처음으로 전국적인 투표가 이뤄진 국가라며 엄격한 안전과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이 시행됐다고 소개했다.
일본 언론들은 이번 총선이 집권 여당의 압승으로 끝난 것에 대해서 코로나에 대한 정부 대응을 승리 요인으로 꼽으면서 반일 여론이 더욱 강해지는 것 아니냐고 우려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코로나 팬데믹이 여야 명암을 갈랐다며 감염 중심지가 구미로 옮겨가면서 철저한 방역으로 확산을 막은 한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평가가 높아졌다며 이는 문재인 정권과 더불어민주당에 강한 순풍이 됐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가 애초 여당에 역풍이었지만 문 정권은 드라이브스루 등 철저한 검사와 진단 키트의 신속한 개발로 코로나 대책을 국제사회에서 인정받으면서 이를 순풍으로 바꿨다고 부연 설명했다.
아사히신문은 한일 관계가 이번 총선의 쟁점은 아니었지만, 한일청구권 협정을 둘러싼 문제에서 문재인 정부가 더욱 강경한 자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산케이신문도 여당의 압승으로 문 대통령이 강제징용 판결 문제 등에서 기존 입장을 유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