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총선 ‘슈퍼여당’ 탄생] 총선 참패 통합당 ‘리더십 부재’ 후폭풍

입력 2020-04-16 18:05 수정 2020-04-16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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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사퇴…지도부 대거 패배

홍준표 등 무소속 당선인 변수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에 마련된 21대 국회의원선거 개표상황실에서 개표방송을 본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이투데이DB)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에 마련된 21대 국회의원선거 개표상황실에서 개표방송을 본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이투데이DB)
미래통합당이 4·15총선에서 개헌저지선 100석을 간신히 넘는 역사상 ‘참패’를 당하면서 ‘식물 정당’으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 여기에 지도부 공백 사태까지 겹치면서 통합당이 향후 진로를 놓고 고심하는 분위기다.

16일 통합당에 따르면 당헌 당규상 당 대표 유고 시 원내대표가 당 대표 대행을 맡는다. 그러나 당장 당을 책임질 지도부가 부재한 상황이다.

황교안 대표는 전날 선거 결과에 책임을 지고 사퇴했고, 김종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도 “통합당이 탄핵 후 ‘보수’만 외치다 변화하지 않아 매우 송구스럽다”며 자리를 떠났다. 아울러 이번 총선에서 심재철 원내대표를 포함한 지도부가 무더기로 낙선했다. 통합당 최고위 구성원도 조경태(부산 사하을) 최고위원을 제외하고 모두 낙선했다. 당장 수습이 시급한 상황에서 리더십 실종에 직면한 것이다.

이에 따라 현 지도부가 일괄 사퇴하면서 당 내외 신망 있는 인사를 내세워 곧바로 비대위 체제를 갖춰야 한다는 방법 등이 거론된다. 대구 수성갑에서 대권 잠룡인 김부겸 의원을 누르고 당선된 주호영 의원은 한 라디오 방송에서 “당선자 중에서 조속히 원내대표가 될 사람을 선출하고, 새 원내대표가 당 대표 대행을 수행하면서 수습책을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주 의원은 새 원내대표 자격으로 “지금도 의원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고 했다. 통합당 소속 당선인 중 최다선은 21대 기준 5선으로, 주 의원과 서병수·정진석·조경태 의원 등 4명이다.

향후 지도부 구성에는 무소속으로 출마한 홍준표·김태호·윤상현·권성동 등 당선인 4인방도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통합당이 기존 TK 중심으로 당내 기득권만 살아남고, 소장파 성향의 ‘변화’를 줄 인물은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와 ‘쇄신’은 미지수란 전망도 나온다. 이번 총선에서 통합당은 영남권과 수도권·강남권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에서 패배했다. 살아남은 사람들이 과거 행보나 언행 등을 미뤄볼 때 적잖은 정치적 부침을 겪은 인물들이란 점에서 환골탈태를 이끌 새로운 리더십이 부족하다는 얘기다.

당내에서는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이 비대위원장을 맡을 가능성도 아예 없지 않다는 전망도 있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비대위원장 요청이 오면 어떻게 할 생각인가’라는 질문에 “그런 것은 아직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아직’이라는 표현을 쓰면서 여지를 남겼다는 해석이 나온다.

또 유승민 의원의 경우 이번 총선에 직접 출마하진 않았지만 ‘유승민계’인 조해진·유의동·하태경·김희국 등 10여 명 원내 진입에 성공하면서 당 재건 과정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통합당이 해체 수순을 밟아 보수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할 필요가 있다”면서 “‘제로 그라운드’에서 시작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포함하는 등 획기적인 개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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