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력업체 뒷돈’ 조현범 한국타이어 대표 1심 집유…“죄송하다”

입력 2020-04-17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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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력업체로부터 뒷돈을 받고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는 조현범 한국타이어 대표가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협력업체로부터 뒷돈을 받고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는 조현범 한국타이어 대표가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협력업체로부터 수억 원의 뒷돈을 받아 챙긴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조현범(48)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옛 한국타이어) 대표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박진환 부장판사는 17일 업무상 횡령 등 혐의로 기소된 조 대표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더불어 6억1500만 원의 추징을 명령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조현식(49)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대표이사와 협력업체 대표 이모 씨는 각각 징역 1년과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조현범 대표는 회사와 신의 관계를 저버린 채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담당 임원을 시켜 납품 업체 대표로부터 (돈을 받아) 장기간에 걸쳐 비자금을 마련했고, 그 금액도 매우 크다”고 밝혔다.

이어 “회사 자금을 빼돌리고 협력업체와 계열사로부터 받은 돈을 숨길 목적으로 차명계좌를 이용해 (돈을) 받는 등 범죄 수익을 숨기려는 점에서 죄질이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다만 “피고인들이 범행을 다 자백하고 뉘우치고 있는 점, 조현범ㆍ조현식 대표가 배임수재 및 횡령금을 반환하고 선처를 구하고 있는 점, 횡령의 피해자인 회사가 가족회사여서 더는 피해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선고가 끝난 뒤 법정을 나선 조현범 대표는 “(재판부 결정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며 "항소 여부는 고민해보겠다. 죄송하다”고 말했다.

조현범 대표는 협력업체로부터 납품 대가로 매달 수백만 원씩 모두 6억1500만 원을 챙기고, 계열사 자금 2억6500만 원을 정기적으로 빼돌린 혐의(배임수재ㆍ업무상 횡령)로 기소됐다.

검찰은 조현범 대표가 뒷돈을 받고 회삿돈을 횡령하는 과정에서 차명계좌를 이용한 사실을 확인하고 범죄수익은닉규제법과 금융실명법 위반 혐의를 함께 적용했다.

조양래 전 한국타이어 회장의 차남인 조현범 대표는 1998년 한국타이어에 입사해 2008년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2001년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셋째 딸 수연(45) 씨와 결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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