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엄마 팬심에 자식 동원…‘미스터 트롯’ 참가자 향한 무한 열정

입력 2020-04-17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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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애 디자이너 mngb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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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울어?”

이 오싹한 기시감은 뭐지? TV 속 한 가수의 열창에 엄마가 눈물을 흘립니다. “잘했다 잘했어. 멋있다”를 외치며 그를 위해 폰을 들고 투표 문자를 보내는데요. 영 익숙하지 않은 엄마는 이렇게 보내는 거 맞느냐며 자식들을 다그칩니다. 매 순간이 당황함의 연속인 이 상황. “엄마…엄마 맞지?”

오빠(잘생기면 무조건 오빠랬다)들을 향해 환호하고 눈물 흘리는 딸을 “네가 정녕 미쳤구나” 한심하게 대꾸했던 엄마들의 대반전이 아닐 수 없습니다.

내 새끼가 나온다는 스케줄을 꿰고 있고, 내 새끼의 음원을 온종일 듣습니다. 출연한다는 무대와 콘서트를 위해 난생처음 ‘티켓팅’이라는 수고를 할 준비까지 마쳤죠.

바로 ‘미스터트롯’ 이야깁니다.


(김다애 디자이너 mngbn@)
(김다애 디자이너 mngbn@)


송가인이라는 스타를 배출했던 ‘미스트롯’의 2탄. 최고 시청률 35.7%라는 어마어마한 수치가 보여주듯 TV조선 ‘미스터트롯’은 그야말로 대박이 났습니다. 마지막 결선 때는 갑자기 몰린 문자로 서버가 다운되며, 1등인 ‘진’을 발표하지 못하는 황당한 방송사고도 발생했는데요. 이틀 동안 무시무시한 비난을 받고 나서야 특별편성 된 ‘미스터트롯’. 진은 임영웅이 차지했습니다.

벌써 이 해프닝도 한 달이 지났네요.

하지만 ‘미스터트롯’ 출연진들은 종영 이후 더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지상파, 케이블, 종편 모두를 가리지 않고 등장 중인데요. 덕분에 우리네 부모님들은 더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죠.


(김다애 디자이너 mngbn@)
(김다애 디자이너 mngbn@)


최근 MBC 음악중심에 출연한 임영웅의 무대도 화제가 됐습니다. 임영웅의 멋진 열창도 화려한 무대도 아닌 ‘자막’ 때문이었죠. 4일 출연한 임영웅의 무대에 음악중심 측은 여느 때처럼 익숙한 노래 자막을 삽입했는데요.

10대와 20대가 주 시청자층이었던 음악중심은 방송 이후 이제까지 한 번도 받지 못한 문제의 항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자막이 너무 작아 안 보여요”

네, 그렇습니다. 어르신들 눈에 그 자막은 너무나도 작았던 거죠. 다음 주 음악중심은 임영웅의 무대에만 3배로 커진 자막을 삽입하며 피드백을 적극적으로 반영했습니다. 어르신들의 열정이 어느 아이돌팬 못지않죠?


(김다애 디자이너 mngbn@ mngbn@)
(김다애 디자이너 mngbn@ mngbn@)


인기만큼이나 ‘미스터트롯’ 출연진을 담은 굿즈도 쏟아졌는데요. 그 범위도 어마어마합니다. 응원봉, 달력, 머그잔, 팔찌, 후드티, 키링, 스티커, 가방에 이어 쿠션팩트까지 등장했는데요. 그 가격대 또한 아이돌 저리 가라 한 높은 금액에 책정됐습니다.

이 와중에 한 엄마팬의 자아 성찰도 웃음을 자아냈는데요.

딸이 한 아이돌의 굿즈를 사들이는 걸 혼을 낸 적이 있어 굿즈를 사고 싶어도 눈치가 보인다는 글이었죠. 한 치 앞을 내다보지 못한 엄마팬의 웃픈 사연이 아닐 수 없네요. 역시 내 님이 가득 담긴 굿즈를 갖고 싶은 건 남녀노소가 같았습니다.


(김다애 디자이너 mngbn@)
(김다애 디자이너 mngbn@)


자 이젠 그들을 직접 보러 가야겠죠? ‘미스터트롯’ 출연진이 총출동하는 ‘내일은 <미스터트롯> 전국투어콘서트가 5월 수원을 시작으로 그 막을 여는데요.

그야말로 ‘피켓팅’이 진행됐습니다. 온라인 티켓팅이란 신문물을 전혀 알지 못한 부모님들이 ‘자식 버프’를 활용한 건데요. 방탄소년단, 엑소, 트와이스 등 각자의 영역에서 베테랑인 아이돌 팬들이 모두 달려들었죠. ‘효도’를 위한 전무후무 동시접속을 만들어내고야 말았습니다.



오빠와 누나를 따라다니는 자식을 한심하게 바라봤던 자신을 질책한다며, 세상 ‘성인’의 마음으로 거듭난 부모님. 이런 부모님의 모습이 어색하고 또 어색하지만, ‘팬심’을 공유한 이 순간이 새삼 즐겁기도 한데요. 이렇게 가정의 평화(?)를 만들어준 ‘미스터트롯’에 감사 인사를 건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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