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의 폭등세가 지속되자 식품업체들이 원료 값 상승으로 인해 비상이 걸렸다. 일부 업체들은 당분간 원료 수입을 중단하거나 수입물량을 축소하기로 했다. 이 같은 추세가 장기간 지속될 경우 소비자 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밀가루, 설탕, 전분 등을 생산·공급하는 식품소재 업체들은 밀가루와 설탕, 전분의 원료가 되는 밀, 옥수수 등 곡물 수입을 일시 중단하거나 수입물량을 축소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곡물과 설탕 원료인 원당 수입을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 올해 말까지 사용할 수 있는 비축물량이 아직 남아 있기 때문에 꼭 필요한 물량이 아닌 이상, 원료 수입을 보류한다는 방침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연초 경영계획 상으로는 환율을 935원~950원으로 설정했는데 10월들어 환율이 폭등한 탓에 수입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삼양사는 설탕을 만드는데 사용하는 원당의 수입 물량을 축소하기로 했다. 삼양사는 원당을 과테말라, 호주 등지에서 들여오고 있다.
커피를 수입하는 업체들도 환차손으로 인한 어려움에 처했다.
이태리에서 커피 '라바짜'를 들여오는 한 수입업체 관계자는 "인터넷쇼핑몰과 프렌차이즈 업체 등 거래업체에 계속 공급해야 되기 때문에 환차손을 감수하며 수입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울 성수동에 위치한 한 중소 커피수입 업체 관계자는 "올 초에 비해 달러당 500원이나 오른 탓에 올 연말까지 수입을 중단하기로 했다"며 "가뜩이나 경기도 안 좋은데다 환율상승까지 겹쳐 특히 중소 업체들은 직격탄을 맞고 있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한 식품업체 관계자는 "대부분의 업체들이 현재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며 "환율상승세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당분간 추이를 지켜보며 향후 대응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