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리포트]식탁 위협하는 코로나발 식량대란…현실화할까

입력 2020-04-20 05:00 수정 2020-04-20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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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0-04-19 17: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대한민국 식탁이 위협받고 있다.

세계적인 곡물 생산국가들이 코로나19로 일부 품목에 한해 수출 제한에 나서면서 식량자급률이 G20(선진20개국) 국가 중 가장 낮은 한국에서는 식량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아직까지 2012년 식량대란만큼 심각성은 감지되지 않지만 수출 제한 국가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경우 상황을 예단할 수 없다. 더욱이 북미, 유럽, 중국 등은 지금이 봄 파종과 재배가 이뤄져야 하는 때이지만 코로나 팬데믹으로 노동력 부족, 공급망 혼란 등이 발생하면서 재배시기를 놓치게 될 경우 생산 차질과 수출 중단, 그로 인한 급격한 전세계적 물가 상승에 직면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19일 식품유통업계에 따르면 주요 식량 수출국가들이 잇달아 수출 제한 정책을 펼치면서 먹거리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쌀을 제외하고는 자급이 어려운 한국으로서는 밀, 대두, 원당 등의 가격이 급등할 경우 국내 시장에서 가공식품이 연이어 오르는 도미노 인상이 예고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주요 식량 수출국들은 자국내 수급 균형과 가격 안정을 위해 3월부터 농산물 수출에 빗장을 걸어잠궜다. 인도와 태국, 베트남이 쌀 수출을 중단하거나 제한했고 캄보디아는 쌀과 생선 수출을 금지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곡물을, 카자흐스탄은 밀, 당근, 양파, 감자 등을 수출하지 못하도록 했다. 태국은 계란 수요가 3배 급증하자 이달 말까지 계란 수출을 금지했고 알제리, 카자흐스탄, 필리핀, 미얀마 등도 일부 농산물의 수출을 막았다. 이들 국가의 수출 제한이 글로벌과 국내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적지만, 문제는 수출 제한 국가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최근 영국 가디언지는 주요 작물 수확기인 4~5월 사이 식량 공급 붕괴 가능성을 제기했다. 가디언지는 보관기간이 짧은 제철 작물을 적기에 수확하지 못해 부패할 경우 먹거리 부족이 일어날 가능성에 주목했다. 코로나19로 인력 이동이 제한돼 일손 부족에 따른 수확난을 우려한 것이다.

한국의 식량자급률은 쌀을 제외하고 대부분 수입에 의존한다. 2019년 농림축산식품부가 발간한 ‘양정자료’에 따르면 2018년 쌀 식량자급률은 97.3%이며, 보리쌀(32.6%)과 밀(1.2%), 옥수수(3.3%), 콩(25.4%)은 쌀에 비해 자급률이 현저히 낮다. 쌀 자급률은 높지만 가공식품용 쌀의 상당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것도 문제다.

전세계 쌀 생산량의 90%를 차지하는 동남아 국가들의 쌀 수출 제한으로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의 쌀 가격은 석달째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밀과 원당 가격도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지난달 30일 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된 밀 선물 가격은 보름 만에 14.4% 급등했다. 밀 자급률이 1% 내외인 국내 현실에서 밀 가격 인상은 곧 빵, 과자, 라면 등 가공식품의 가격 인상 요인으로 작용한다.

최근 국산밀산업협회는 성명서를 통해 식량안보를 위협하는 수출규제가 또다시 발생할 수 있음을 우려하고 식량 자급률을 높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축산물 수출 제한에도 대비가 필요하다. 국내 육류 시장에서 국산 비중은 2018년 기준 64.2%에 불과하다. 2018년 소고기 수입량은 전년보다 20% 증가한 41만6000톤, 돼지고기는 30% 증가한 46만4000톤에 육박했다.

최악의 경우 식량을 무기화하는 '총성 없는 전쟁' 가능성도 제기된다. 동남아시아에서 쌀 수출을 제한하자 중국에서 쌀 사재기가 기승을 부린 것이 단적인 예다. 중국의 식량 사재기가 국가적 차원에서 전방위적으로 이뤄지거나, 올해 전세계 농사가 마비 상황에 빠질 경우 한국의 식량 안보에 적신호가 켜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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