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14일 국제통화기금(IMF)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첫 세계경제전망(World Economic Outlook)을 발표했다. IMF는 올해 세계경제가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기침체를 겪을 것으로 예상했다. 당연히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보다 악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1월 전망(3.3%)보다 6.3%포인트(P) 하향한 -3.0%로 전망했다.
이날 IMF 세계전망이 더 주목받은 것은 우리나라의 성장률을 -1.2%로 전망했다는 점이다. 물론 1월 전망 2.2%에서 3.4%P나 하향 조정된 것이지만 나름 선방했다고 볼 수 있다.
IMF 분류상 선진국 그룹(39개) 및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36개) 중 성장률 하향 조정폭은 가장 작은 수준이고 성장률 전망치는 가장 높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다행인 것은 OECD 국가(36개) 중에서 한국의 성장률 하향 조정폭(3.4%P)이 가장 작은 수준이며, 성장률 전망치(-1.2%)도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이었음에 좀 더 힘을 내고자 합니다”라고 적었다. 그러나 문제는 IMF의 세계경제전망 기본 가정이 너무 낙관적이라는 점이다.
IMF는 올해 하반기에 팬데믹(Pandemic·감염병 세계적 유행)이 사라지면서 점진적으로 방역조치를 해제하고 2분기가 끝나면 경제적 혼란이 끝난다고 시나리오를 가정했다. 또 내년 성장률을 기존 3.4%에서 2.4%P 상향한 5.8%로 전망했다. 우리나라도 2.7%에서 3.4%로 전망이 상향됐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 등 세계적인 경제학자들 대부분이 ‘V’ 자 반등이 어렵다고 봤지만 IMF는 당장 내년부터 경제가 급성장할 것으로 본 것이다. 우리가 잊고 있는 것이 있는데 올해 마이너스 성장을 한다면 1998년 외환위기(-5.8%) 이후 처음이다. 선방했다고 마냥 좋아할 일은 아니라는 것이다.
향후 3차 추가경정예산이 예고되는 등 코로나19 이후 급증한 국가부채가 언제든지 우리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외환위기에 실직한 가장이 있는 가정이 그 이후 삶이 어떠했는지 수많은 소설과 영화를 통해 언제든지 볼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김용범 기재부 1차관은 이달 17일 제4차 물가관계차관회의 및 제6차 혁신성장 전략점검회의 겸 정책점검회의를 주재하며 “우리나라는 전 세계의 모범이 되는 방역 및 의료 역량, 신속하고 적극적인 정책 대응 등을 바탕으로 상대적으로 선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김 차관은 모두발언을 끝내며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다”는 말도 했다. 김 차관 말대로 아직 끝난 게 아니다. soqoo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