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 민원 정보 이용 실태 열악.. 전자점자 도입 필요

입력 2020-04-20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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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원문서 접근성 떨어지고 대독으로 인한 개인정보 노출 우려도 심각

시각장애인들의 민원문서 접근성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대독으로 인한 개인정보 노출 우려도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각장애인들은 전자점자가 도입될 경우 접근성 개선과 개인정보 노출 방지에 효과적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시각장애인의 민원 정보 이용 실태와 요구 조사' 문항별 기술통계 분석 논문이 국내 특수교육저널(특수교육저널: 이론과 실천, 제21권 제1호)을 통해 발표됐다. 연구는 순천향대학교 박순희 교수와 김정훈(박사과정) 연구원이 진행했다.

조사 결과 시각장애인이 사용하는 민원 문서로는 ‘은행 통장 내역, 거래 내역서’와 장애인증명서, 주민등록 등초본, 납세증명원 등 민원24 증명서’가 89명(7.3%)으로 가장 많았으며, ‘스마트폰, 전화, 인터넷 등 통신 요금 청구서 및 사용 내역서’ 84명(6.9%), ‘보험 약관, 가입증명서, 보장 내역, 보험료 고지서, 내역서’ 81명(6.6%), ‘카드 청구서, 사용내역서’ 80명(6.5%), ‘가족관계 및 인감증명서 등 법원 증명서’ 78명(6.4%), ‘각종 매뉴얼(업무지침서, 제품 사용설명서)’ 76명(6.2%), ‘각종 연말정산 자료, 납세자료 등 국세청 자료’ 75명(6.1%) 순으로 사용 빈도가 높았다.

그러나 발급된 문서의 정보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대독이 불가피해 시각장애인들의 개인정보 노출 우려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가족이나 친지를 통한 대독이 절반 이상인 73명(54.5%)을 차지했으며, 응답자 중 87명(80.6%)은 타인 대독 시 개인정보 누출이 염려됨에도 어쩔 수 없다고 답했다. 또 28명(25.9%)은 실제로 개인정보 누출로 인한 피해를 경험한 바 있다고 답했다.

장애인차별금지및권리보장에 관한 법률은 장애인의 정보접근과 의사소통을 위한 정당한 편의제공 수단 중 하나로 점자를 명시하고 있으며, 장애인이 요구할 경우 모든 법인이 그 편의수단을 제공토록 의무화하고 있다. 그러나 시각장애인들은 대부분 점자 활용이 가능함에도 점자 컨텐츠나 솔루션이 부족해 요청하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응답자들 가운데 92명(85.2%)은 점자 활용이 가능했으며, 70명(64.8%)은 점자정보단말기를 보유하고 있어 중증시각장애인의 점자 및 점자정보단말기 활용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공공기관 등에 점자를 요청한 적이 있는지 여부를 묻는 질문에 대해선 대다수가 요구한 적이 없다(87명, 80.6%)고 답했으며, 자료 요청 후 점자 제공을 받은 경우에 대해선 무응답(88명, 81.5%)의 비율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응답자들의 점자 자료 제공에 대한 기대치도 낮게 조사됐다. 점자 자료를 제공받지 못한 이유로는 점자 요청 자체를 생각한 적 없다(46명, 32.6%), 요청 절차가 까다롭고 오래 걸린다(32명, 22.7%), 제공되지 않으리라 믿고 포기했다(30명, 21.3%) 순으로 응답자가 많았다.

시각장애인들은 민원문서 접근성 개선과 개인정보 노출 방지를 위해 전자점자가 효과적일 것이라는 기대감도 드러냈다. 응답자 가운데 전자점자 서비스가 필요하다(92명, 85.2%)는 답이 대다수였으며, 전자점자로 제공된다면 배울 의향이 있다(64명, 59.3%)는 답변이 없다(15명, 13.8%)는 답변보다 더 우세했다. 전자점자로 제공될 경우 개인정보 누출 방지에 얼마나 도움이 될 것인지를 묻자 매우 그렇다(54명, 50%), 그렇다(35명, 32.4%)순으로 대부분 도움이 될 것이라는 답을 내놨다. 전자점자를 포함한 점자로 제공할 경우 시각장애인 사회활동과 경제활동 등 자립생활에 도움을 주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매우 그렇다(30명, 27.8%), 그렇다(45명, 41.7%), 보통(25명, 23.1%)의 순으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박순희 순천향대학교 교수는 “중증시각장애인과 시청각장애인의 개인정보 누출 또는 사생활 노출의 위험이 매우 심각하므로 전자문서 시대에 맞게 민원문서를 전자적 형태로 발급 및 제출이 가능하도록 개선하고, 발급 과정에서 시각장애인 스스로 읽고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전자점자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구 주저자인 김정훈(순천향대학교 박사과정)은 “민원문서가 점자로 제공되지 못한 이유는 민원문서의 정보를 실시간 점자로 변환해주는 솔루션이 보급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민원문서를 전자점자로 변환해주는 이닷익스프레스와 같은 솔루션이 개발돼 이번 연구에서도 민원문서에 대한 점자(전자점자) 수요를 조사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실제로 금번 조사에서 응답자 중 약 60%(64명)은 전자점자가 제공된다면 점자를 배우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전자점자를 제공하는 새로운 솔루션이 확대되면 83명(76.9%)이 전자점자를 사용할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한편 이닷익스프레스는 민원문서 전자점자 생성 솔루션이다. ㈜에이티소프트는 2019년 중소벤처기업부 청년창업사관학교와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으로부터 지원 받아 ㈜엠투소프트의 협업을 통해 이닷익스프레스을 개발했으며, 이닷익스프레스는 2019년 11월 제7회 공공데이터활용 창업경진대회 대통령상을 수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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