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달 5일까지 완화된 사회적 거리 두기에 들어가면서 종교계가 약 2개월간 중단했던 대중 집회 재개 입장을 속속 내놓고 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23일부터 신자들과 함께하는 미사를 재개하기로 했다고 20일 밝혔다. 서울 대교구는 염수정 추기경 명의의 공문을 통해 “정부가 지난 19일 종교시설에 대해 현재 방역지침 준수 명령을 유지하되, 운영중단 강력권고는 해제한다고 발표함에 따라 지난 2월 26일부터 중단한 미사의 재개를 결정한다”고 밝혔다.
다만 단체활동과 모임 등은 별도 지침이 있을 때까지 계속 중단하기로 했다. 또 면역력이 약한 신자와 초·중·고교생, 심리적 부담감이 큰 신자들에게는 주일미사 의무를 면제했다.
서울대교구는 미사 재개를 하더라도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본당 미사 참례자 출석부를 작성하고, 신자들의 경우 마스크를 착용하되 성체를 모시는 순간에만 일시 벗을 수 있도록 하는 등 철저한 방역수칙을 강조했다. 전국의 천주교 16개 교구 중 미사 재개에 나섰거나 계획을 밝힌 곳은 서울을 비롯해 제주(4일), 원주(20일), 대전·인천(23일) 교구다.
대한불교조계종도 전국 사찰의 법회를 두 달여 만에 재개한다. 대한불교조계종은 이날 “전국 사찰에서 중단해온 법회·기도회 등 대중 행사와 템플스테이 사찰의 프로그램 운영을 ‘일부 재개’하기로 했다”며 “방역 당국의 지침에 따라 시행되는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은 5월 5일까지 계속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조계종은 2월 중순부터 코로나 19 집단 감염이 확산하자 같은 달 23일 모든 사찰에서 법회와 기도회 등 대중 행사를 중단한 바 있다. 4월 30일 예정됐던 불기 2564(2020)년 ‘부처님오신날’ 봉축 행사도 한 달 뒤인 5월 30일로 연기했다.
조계종은 법회를 재개하려는 각 사찰에 종단이 자체 마련한 ‘코로나 19 확산 방지를 위한 청정 사찰 실천지침’을 지키도록 했다. 법회 개최 시에는 발열·기침 증상 유무 등 사전 확인, 참석자 명단 작성, 개인 간격 1m 이상 유지 및 야외 공간 적극 활용 등을 반드시 지키도록 했다.
원불교도 최근 내부 논의를 거쳐 26일부터 정부의 방역지침을 준수하며 법회를 다시 열기로 했다. 개신교의 경우 12일 부활절을 기점으로 교회당에서 현장 예배를 올리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어 다음 일요일인 26일은 더 많은 교회가 현장 예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