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일상생활이 어려운 극심한 안면통증, 삼차신경통 의심해야 한다.

입력 2020-04-21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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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찬 김찬병원 원장

의료기술 고도화에 따라 질병으로 인한 사망률은 점차 낮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원인을 파악하기 힘든 수많은 질병이 잔존해 있다. 특히 일상생활 중 갑작스러운 통증을 유발하는 삼차신경통은 그 원인을 쉽게 찾기 힘든 질병 중 하나로 손꼽힌다.

보통 삼차신경통은 50~70대 사이에서 주로 발생하지만, 40대 이하 젊은 세대도 전체 환자 중 2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말을 하거나 양치나 세수를 할 때, 음식을 씹을 때와 같은 일상활동 중 주로 발생하는데, 길어도 수 초를 넘지 않는 짧고 강한 통증이 대표적 증상이다. 통증 발작기 사이에는 무통기가 따라온다는 특징도 있다.

일반적으로 얼굴에 전기가 흐르는 듯 지속되는 통증이나 발작적이고 순간적인 통증은 치아, 잇몸이나 턱관절 이상을 의심하지만, 치과 방문 후에도 같은 증상이 반복될 경우 삼차신경통을 의심해 보는 것이 좋다. 최악의 경우엔 치과 치료 중 불필요한 발치를 진행할 수도 있으니 증상이 악화되는 경우엔 반드시 통증 의학과를 방문해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진행해야 한다. 해당 질환은 얼굴 부위 감각기능과 턱의 씹는 근육인 저작근의 움직임을 담당하는 뇌신경이 혈관의 압박을 받아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나 뇌종양에 의해 신경이 압박되는 경우도 있기에 진단적 검사로 뇌MRI를 시행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삼차신경통 치료는 크게 약물 치료, 수술적 치료, 시술적 치료로 구분된다. 약물치료는 항경령제인 카바마제핀을 1차 약물로 사용하는데, 이는 장기간 사용할 경우 내성이 생겨 간 기능 저하, 조혈세포 억제, 피부발진 등 여러 부작용을 유발하기에 신중한 처방이 필요하다. 수술적으로는 삼차신경과 뇌혈관을 분리하는 뇌신경 감압수술(개두술)이 시행되는데, 삼차신경 근처 다른 뇌신경을 손상시킬 위험이 있고, 이로 인해 안면신경마비, 이명 등의 합병증이 초래될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이러한 이유로 병원에서는 약물, 수술적 치료보다는 시술적 치료를 시행하는 것을 권장하는 추세다. 시술적 치료는 알코올, 고주파 등으로 통증을 유발하는 삼차신경을 차단하는 경피적 신경차단술이 있는데, 전신마취가 필요하지 않아 고령 환자도 부담없이 받을 수 있다. 특히 알코올 신경파괴술은 치료 시간이 5분 이내에 불과하지만 치료 직후 즉각적인 통증개선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는 영구적인 치료법은 아니지만 평균 1~3년은 통증에서 벗어날 수 있으며, 시술 초기에는 감각 둔화가 발생할 수도 있으나 시간 경과에 따라 차츰 호전된다.

심차신경통은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극심한 통증을 동반하고, 발병 주기가 불분명해 환자에게 극심한 불안감을 주는 질병이다. 조기 치료만 이뤄진다면 빠른 호전도 가능한 질병인 만큼 여러 치료법의 장단점을 상세히 설명할 수 있는 오랜 경력의 전문의를 찾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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