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이날도 미국 내 12개 주 이상에서 코로나19 확산을 억제하려는 당국의 봉쇄 조치에 항의하는 시위가 일어났다. 시위대는 도로를 차단하고 자동차 경적을 울리면서 셧다운을 당장 그만두라고 요구했다.
시위에 나선 주민들은 코로나19 확산을 통제하기 위한 주 정부의 자택 대기 명령이 너무 과도한 대책이며, 이런 제한을 오래 유지하면 지역 경제에 장기적인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 코로나19 사태 초기 발생지인 서부 워싱턴 주 주도인 올림피아에서 약 2500명 시위자가 봉쇄 항의시위를 벌였으며 펜실베이니아와 애리조나, 콜로라도 등 다른 주에서도 시위대가 주의회 의사당에 모여 셧다운 중단을 요구했다.
BBC는 시위 주최자들이 대부분 보수적이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지지하는 편이며 총기 소유권을 주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모든 시위 참가자가 주최 측과 연관이 있는 것은 아니며 많은 사람이 생계유지가 힘들어진 상황에 좌절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봉쇄가 본격화한 3월 15일 이후 이달 5일까지 4주간 코로나19로 인한 신규 실업자가 총 2200만 명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4월 실업률이 15~20%에 이르러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국적 컨설팅 업체 맥킨지는 이날 보고서에서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의 실업률이 최근 수준의 약 2배로 오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맥킨지에 따르면 EU 회원국들과 영국 전체 일자리의 약 4분의 1인 5900만 개 일자리가 해고와 무급휴가, 임금과 노동시간 감축 등으로 위태로운 상황에 놓였다.
27개 EU 회원국의 실업률은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하기 전인 지난 2월에 6.5%로 약 20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으나 맥킨지는 올해 여름까지도 봉쇄 조치를 이어가야 하는 최악의 시나리오에서 실업률이 내년에 11.2%로 치솟고 오는 2024년까지 2019년 수준을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만일 코로나19 사태를 조기에 수습하면 EU 실업률이 올해 7.6%로 정점을 찍고 내년 4분기에 예년 수준을 회복할 것이라고 맥킨지는 전망했다.
그러나 정부 지도자들과 전문가들은 경제활동 재개에 너무 초점을 맞추다가 방역을 소홀히 해 코로나19 2차 감염 폭발이 일어나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독일은 이날 소규모 상점과 자동차 딜러 매장, 서점 등에 대해 이날부터 영업 재개를 허용했다. 그러나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날 정부의 코로나 위기 대책 회의 이후 “봉쇄 완화 쪽으로 너무 빨리 움직이면 코로나19가 다시 폭발적으로 확산해 더욱 엄격한 조치를 취해야 된다”며 “독일은 많은 것을 이뤘지만 아직 목표에 도달하지는 않았다”고 경종을 울렸다.
하버드대의 공중보건 전문가인 에릭 딩 교수는 워싱턴 주에서 일어난 2500명의 시위를 가리키면서 “새로운 감염 확산이 일어날 것”이라며 “잠복기가 5~7일이고 무증상 상태에서도 전염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금부터 2~4주 후에 환자가 늘어날 것”이라고 예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