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밤 자신의 트위터에 “보이지 않는 적의 공격과 우리 ‘위대한’ 미국 시민들의 일자리를 보호해야 할 필요성에 미국으로의 이민을 일시적으로 중단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상, 시기, 규모 등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일부 국가에서 미국으로의 이민을 제한한 적은 있지만 전면적인 이민 중단을 결정하겠다고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블룸버그는 트럼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국가적 위기 상황을 이용해 자신의 정치적 의제를 실현해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는 멕시코 국경에 장벽을 설치해 불법 이민을 막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이후 반(反)이민 정서를 이용해 가난한 국가에서 온 불법 이민자를 막기 위해 거대한 장벽을 쌓아야 한다면서 국경장벽을 건설하기도 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는 바이러스 확산 차단을 이유로 중국, 캐나다, 유럽, 멕시코 등에 이동 제한을 강화했다. 지난달 미 국무부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전 세계 모든 대사관과 영사관에서 일상적인 비자 서비스를 일시적으로 중단했다. 또 미 국토안보부 산하 시민이민국도 긴급 서비스를 제외한 개인 비자 발급을 중단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로 이민 중단 행정명령에 서명할 경우 적지 않은 논란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정치권을 중심으로 비판 여론도 나오기 시작했다. 민주당 소속의 호아킨 카스트로 하원의원은 “트럼프의 이민 중단 조치는 코로나19 방역 실패에 물타기하는 것임은 물론 위기 상황을 이용해 반 이민 조치를 밀어붙이는 독재”라고 비판했다.
현재 미국은 전 세계에서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국가다. 이날까지 미국 내 코로나19 확진자는 78만 명, 사망자는 4만 명을 넘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