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는 21일(현지시간) 장 마감 후 발표한 실적에서 올해 1분기 전 세계에서 신규 가입자가 1577만 명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미국 금융 전문매체 마켓워치에 따르면 이는 넷플릭스 사상 신규 가입자가 가장 많은 것이다. 이전 기록은 1년 전의 960만 명이다. 신규 가입자는 팩트셋 집계 전문가 예상치인 822만 명보다 배 가까이 많았다. 넷플릭스가 3개월 전 제시한 자체 전망치 700만 명보다 크게 웃돌았다.
각국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을 억제하기 위해 이동 제한과 자택 대기 등의 조치를 취하면서 넷플릭스 수요가 급증한 것으로 풀이된다. 유럽·중동·아프리카 지역의 신규 가입자가 695만 명에 달했고 아시아·태평양 지역도 360만 명에 이르렀다. 넷플릭스 가구 보급률이 높은 미국·캐나다도 1분기 신규 가입자가 230만 명을 기록했다. 스트리밍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지만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갑자기 늘어나면서 넷플릭스에 새 성장동력을 제공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새로운 시리즈에 대한 인기도 가입자 증가세에 순풍으로 작용했다. 미국 닐슨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공개한 넷플릭스의 범죄 다큐멘터리 ‘타이거 킹’은 10일까지 3430만 명이 시청했다.
지난 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1배 급증한 7억900만 달러(주당 1.57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찍었다. 다만 주당순이익(EPS)은 팩트셋 집계 애널리스트 예상치인 1.64달러를 밑돌았다. 같은 기간 매출은 28% 늘어난 57억7000만 달러를 나타냈다. 이는 시장 전망인 57억5000만 달러와 대체로 부합하는 것이다.
신규 가입자가 폭증했다는 소식에 넷플릭스 주가는 이날 나스닥 정규거래를 0.84% 하락으로 마감하고 나서 시간외 거래에서는 한때 10% 가까이 폭등했다. 그러나 넷플릭스가 향후 실적에 대해 보수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상승폭은 1% 안팎으로 크게 줄었다.
넷플릭스는 “2분기 전 세계적으로 750만 명 유료 가입자가 추가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러나 재택 대기 명령이 언제 해제될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이 수치는 대부분 추측”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3분기에는 점점 더 많은 국가가 봉쇄 해제에 나서는 것은 물론 ‘기묘한 이야기’ 등 인기 시리즈가 작년 같은 시기 개봉했던 것에 대한 반동으로 가입자 수가 감소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경종을 울렸다.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추측과 짐작이라는 단어를 가볍게 사용하지 않는다”며 “그러나 분명히 역풍을 느끼고 있고 그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 수 없어 그런 단어를 쓸 수밖에 없다. 여전히 인터넷 엔터테인먼트는 앞으로 5년간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는 전망에 변화는 없다”고 말했다. 현재 상황이 매우 불확실하지만 동영상 스트리밍이 대세라는 것을 거듭 강조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