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대전역 쪽방촌을 정비해 기존 거주민의 영구임대주택과 신혼부부 행복주택 1400호를 공급한다. 쪽방 주민들은 인근에서 임시로 살다가 공공임대주택으로 재정착하는 ‘선(先)이주 선(善)순환 이주대책’으로 지원받게 된다.
국토교통부는 22일 대전시 동구 소제동 한국철도공사(코레일) 본사에서 대전역 쪽방촌 도시재생 방안을 발표했다. 이날 자리에는 김현미 국토부 장관과 허태정 대전시장, 황인호 대전 동구청장, 변창흠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 손병석 코레일 사장, 유영균 대전도시공사 사장 등이 참석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대전역 쪽방촌 도시재생은 쪽방촌을 정비하는 공공주택사업과 주변 상업지역을 활성화하는 사업으로 구성되는 중심시가지형 뉴딜사업이다. 대전역 쪽방촌은 공공주택사업으로 정비해 동구청과 LH, 대전도시공사가 공동 사업시행자로 참여한다.
공공주택사업은 쪽방촌 1만5000㎡와 인근 철도부지 1만2000㎡를 편입한 총 2.7만㎡ 면적에 추진된다. 영구임대주택과 사회초년생 등을 위한 행복주택 등 총 1만4000호의 주택과 업무복합용지를 공급할 계획이다.
쪽방 주민들은 영구임대주택(250호 계획)에 입주하게 된다. 단지에는 주민의 심리치료와 직업교육‧자활 등을 지원하는 생활지원센터를 운영한다.
그동안 주민들을 위해 무료로 급식과 진료를 제공한 돌봄 시설인 ‘벧엘의 집’도 입주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벧엘의 집은 1998년부터 취약계층 무료진료를 시작해 현재까지 상담소 운영과 무료급식, 심리상담, 진료 등 다각적인 자활지원사업을 지속하고 있다. 쪽방촌 내‧외에 위치한 돌봄 시설로는 벧엘의 집과 은총교회, 파랑새둥지 등이 있다. 이들은 쪽방 주민과 노숙인에게 쉼터와 무료급식을 제공하고 있다.
앞으로 쪽방 주민들은 기존 방보다 2~5배 넓고 쾌적한 공간에서 보다 저렴한 임대료로 거주할 수 있게 된다. 기존 대비 공간은 3.3㎡~6.6㎡에서 16㎡로, 임대료는 평균 10만 원대에서 3만1000원으로 개선된다.
행복주택 단지에는 지역주민을 위한 건강증진센터와 공공도서관 등의 생활형 사회기반시설(SOC) 사업도 병행 추진된다. 사업부지 내 상가 내몰림 방지를 위한 상생협력상가도 40호 이상 운영할 계획이다. 상생협력상가는 도시재생 지역 내 지역자치단체나 공공기관이 소유해 청년과 소상공인에게 시세 80% 이하의 임대료로 임대하는 상업용 건물이다.
사업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기존 거주민의 안정적인 주거생활을 보장하기 위해 쪽방촌 인근에 임시 이주공간을 마련한다. 대전시와 동구청은 도시재생 사업지역 내 숙박시설 임차 등을 통해 임시이주 공간을 마련할 계획이다. 지역사회 적응을 위한 자활과 돌봄 등 복지서비스도 제공한다. 선이주 선순환 대책을 실현하기 위해 대전시와 동구청은 인근 숙박업계 및 주거복지센터와 상생협약을 체결했다.
대전시와 LH는 대전역 원도심의 기능을 회복하고 지역 상권을 활성화하는 도시재생사업도 추진한다.
대전역 일대 중심시가지형 뉴딜사업 구상안을 보면, 공공주택지구 내 조성되는 복합용지에 △철도산업 복합 클러스터 등의 도심업무단지와 △컨벤션·전시·회의(MICE) 등 중심상업시설을 도입한다. 다양한 연구기관과 첨단산업의 입주를 유도함으로써, 청년 인재의 유입과 인근 상권의 활성화를 도모한다는 구상이다. 철도산업 복합 클러스터는 대전역 주변에 노후하고 산재된 철도 업무시설과 철도 인재개발원 및 연구개발(R&D) 센터, 후생복지센터 등을 집적할 계획이다.
대전역 대전로 건너편의 낙후된 저층 골목상권 일대는 정비를 통한 명소화를 추진한다. 상권가로에 스마트기술을 접목해 안전거리로 재정비(스마트 가로등‧안심비상벨 등)하고, 미디어월 설치, 거리문화축제 등을 통한 특화거리를 조성한다. 창업지원 거점공간을 만들어 창업 컨설팅도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공공주택사업은 주민의견 수렴 등 관련절차를 거쳐 올해 하반기 공공주택지구를 지정하게 된다. 2021년부터 보상에 착수해 2022년 착공, 2024년 첫 입주를 목표로 추진된다.
도시재생 뉴딜은 대전시와 LH가 도시재생 활성화계획을 수립해 6월까지 국토부에 사업을 신청할 예정이다. 도시재생 특별위원회 심의를 거쳐 사업이 선정되면 2021년부터 본격 추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