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와 부품업체들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신용도에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2일 한국신용평가는 2020년 연초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소폭 성장(+0,4%)을 예상했으나 이번 코로나19 확산 영향을 반영해 기존 전망치를 하향조정(-16.9%) 한다고 밝혔다. 이에 올해 글로벌 수요는 1분기 23% 감소에 이어 2분기 약 35% 수준까지 하락 폭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김호섭 한신평 기업평가본부 수석 연구원은 “이로인해 현대·기아차 또한 올해 판매위축과 실적 저하가 불가피 하다”며 “양 사모두 6000억 원 가량의 영업이익 감액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김 연구원은 “코로나19에 따른 수요위축에 직면한 점은 신용도에 부정적이지만 하반기 수요 회복 가정시 코로나19에 따른 실적 저하가 현대·기아차 신용등급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으로 판단된다”며 “그러나 하반기에도 수요 위축이 지속된다면 신용등급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한신평은 부품업체들의 신용등급 하방 압력이 완성차 업체들보다 더 클 것으로 전망했다. 생산공장 셧다운 지속과 수요위축 폭이 큰 미국·유럽시장 및 해당 지역 OEM에 대한 매출 비중 높은 부품업체일수록 전방 완성차 업체 판매량 감소의 파급효과가 크게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으며, 부품업체는 완성차 업체 대비 재무여력이 열위해 신용등급 하방 압력이 더 큰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한신평은 높은 미국·유럽 매출 익스포져 및 재무부담 등을 감안할 때 한온시스템(AA·안정적)과 만도(AA-·안정적)가 상반기 정기평가시 주요 신용등급 점검 대상이며, 그 외 부품사도 실적 및 재무변동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온시스템은 현대차 그룹과 Ford를 기존 주 거래처로 확보한 가운데, 2019년 3월 E&FP사업부문 인수를 통해 미국·유럽 완성차 업체로 매출처를 다각화해 2019년 유럽·미국 매출 비중이 50%를 상회하고 있다.
만도는 유럽 및 미국지역 매출이 20% 가량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국내와 중국공장은 3월 들어 가동률이 개선되었으나 나머지 해외생산 공장(미국, 폴란드, 인도, 멕시코 등)은 3월 말 이후 대부분 가동이 중단된 상황이다.
김 연구원은 “현대자동차 그룹 계열 부품사 3사인 현대트랜시스, 현대위아, 현대케피코는 미국과 유럽지역 매출비중이 20% 미만으로 현지시장 직접판매 비중은 크지 않지만 현대·기아차의 국내공장 수출 물량을 감안할 때 미국, 유럽시장 수요 위축의 부정적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김 연구원은 “타이어 업체인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넥센타이어도 미국, 서유럽(50% 이상)을 포함한 해외매출 비중이 높아 코로나19에 따른 단기적인 실적 저하 여파가 클 것으로 예상되지만 경상적인 투자를 충당하는 안정적인 현금흐름 구조를 확보하고 있는 점은 현재 신용도를 지지하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