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명령권' 카드 뽑을까...문재인 대통령, 재난지원금 '절충안' 매듭 촉구

입력 2020-04-23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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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지급 후 기부" 중재안 제시...2차 추경 임시국회 처리 여부 관건

▲문재인 대통령은 22일 청와대에서 제5차 비상경제회의를 열고 일자리 대책 등을 논의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은 22일 청와대에서 제5차 비상경제회의를 열고 일자리 대책 등을 논의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대상을 '모든 국민'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둘러싼 당정의 불협화음을 중재하고 나서면서 속도전에 나섰다.

문 대통령이 직접 나서 정부와 여당간 이견을 조율한 만큼 여야간 합의가 지연될 경우 긴급재정경제명령권 발동도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23일 청와대 등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지급범위를 둘러싼 더불어민주당과 정부간 엇박자에 대해 ‘고소득자 자발적 기부’라는 중재안을 제시했다.

소득하위 70% 가구에 4인 기준 100만원씩 지급하는 당초 정부안을 모든 국민으로 확대하는 것에 대해 민주당은 '총선 공약 이행'을 강조하는 반면 기획재정부 등 정부는 재정건전성 우려 등을 내세워 반대하고 있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전날 청와대 참모들에게 "긴급재난지원금과 관련해 어쨌든 매듭을 빨리 지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간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제위기 극복의 키워드로 속도를 거듭 강조해 왔던 것과 같은 맥락이다. .

이에 정세균 국무총리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불러 설득한 뒤 "고소득자 등의 자발적 기부가 가능한 제도가 국회에서 마련된다면 정부도 이를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청와대와 정부는 자발적 기부 방안을 구체적으로 이행하는 방식 등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여당이 재난지원금을 받지 않고 모두 기부하기로 하는 가구에는 세액공제 혜택을 주는 방안을 제시한 가운데 재난지원금을 지원받은 가구가 내는 기부금을 어떻게 할지가 관건이다. 청와대와 정부는 기금 등을 통해 이들의 기부금을 받아 국고로 환수하는 방안 등이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이 이처럼 당정간 엇박자를 직접 조율하고 나선 것은 당정간 불협화음을 조기에 차단하는 동시에 신속성을 요하는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이 더 이상 지체돼선 안 된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청와대는 '긴급재난지원금 전 국민 지급, 고소득층 자발적 기부로 재정 충당'이라는 중재안으로 가닥을 잡은 만큼 이제는 여야의 논의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청와대는 긴급재난지원금을 5월 중에 지급하려면 가급적 이달 안에 2차 추가경정예산안이 처리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청와대는 4월 임시국회가 마무리되는 내달 15일까지 여야 합의 불발로 2차 추경안이 처리되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헌법상 권한인 긴급재정경제명령권 발동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의 긴급재정경제명령권은 헌법상 천재지변이나 중대한 재정·경제상의 위기에 국회의 집회를 기다릴 여유가 없을 때 등에 한해 발동할 수 있다.

물론 신중론도 있다. 아직 임시국회가 채 끝나지도 않은 시점에 긴급재정경제명령권 카드가 거론될 경우 야당의 반발이 불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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