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코로나19에 럭셔리 화장품은 '흔들'…LG생건, '후' 매출 8%↓

입력 2020-04-23 14:54 수정 2020-04-23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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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용품 성장으로 1분기 최대 실적…매출 1조8964억ㆍ영업익 3337억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K뷰티의 선봉장' LG생활건강이 코로나19에 흔들렸다. 생활용품 사업 성장에 힘입어 전사 실적은 전년 대비 성장해 역대 최고 1분기 실적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화장품 사업은 중국 사업 부진으로 뒷걸음질쳤다.

LG생활건강은 올해 1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1.2% 성장한 1조 8964억 원, 영업이익은 3.6% 증가한 3337억 원을 기록했다고 23일 밝혔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3.7% 성장한 2342억 원을 달성해 역대 최고의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을 올렸다. 매출은 2015년 3분기 이후 58분기 연속 성장 중이며, 영업이익 역시 2005년 1분기 이후 60분기 연속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기록적인 실적을 냈지만, 주요 사업인 화장품 사업은 코로나19에 직격탄을 맞았다. 그간 LG생활건강의 최고 실적은 럭셔리 화장품이 이끌었던 만큼 이번 화장품 사업의 부진은 더욱 눈에 띈다. 1분기 화장품 사업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4% 감소한 1조 665억 원, 영업이익은 10.0% 감소한 2215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코로나19 여파로 국내외 수요가 감소해 주요 유통 채널의 매출이 급감한 결과다. 특히 중국인을 포함한 외국인 관광객 유입이 현저히 줄면서 면세점 채널 매출이 큰 타격을 입었고, 중국 현지 매장 역시 문을 닫아 정상적인 영업이 이뤄지지 못했다. LG생활건강의 중국 내 매장은 백화점이나 쇼핑몰에 입점한 형태인 만큼 백화점, 쇼핑몰이 코로나19로 문을 닫아 화장품 판매장도 임시 휴업할 수밖에 없었다. 지난해 기준 LG생활건강의 중국 사업 매출은 9991억 원으로 전체 매출 가운데 13%를 차지할 만큼 중국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그런 만큼 2년 연속 연 매출 2조 원을 돌파하며 LG생활건강 영업이익의 절반을 차지하던 럭셔리 브랜드 ‘후’는 1분기 매출이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8% 감소했고, ‘숨’과 ‘오휘’ 매출도 각각 31%, 6% 감소했다. 다만 더마 화장품 브랜드 ‘CNP’는 13%의 매출 증가를 이뤄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후’를 비롯한 럭셔리 화장품은 중국 현지나 국내 면세점에서 주로 유통되는데 그쪽 매출 타격이 커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라고 평가했다.

화장품 사업은 아쉬운 성적을 기록했지만, 코로나19로 수요가 높아진 생활용품 사업은 매출과 영업이익 성장세를 이끌었다. 생활용품 사업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4% 성장한 4793억 원, 영업이익은 50.7% 증가한 653억 원을 달성했다.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대형마트 등 다중 이용시설의 기피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위생용품 수요가 증가한 덕분이다. 닥터그루트, 벨먼, 히말라야 핑크솔트 등 프리미엄 브랜드의 성장과 함께 코로나19로 수요가 높아진 핸드 새니타이저 겔, 핸드워시, 물티슈, 한장 행주 등 다양한 항균 위생용품의 출시가 실적을 뒷받침했다.

회사 측은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단기 외형 성장보다 내실을 다지기 위해 시행했던 유통재고 축소, 프리미엄 브랜드 육성 등 체질 개선 노력의 결과 생활용품 사업은 매출뿐 아니라 영업이익의 높은 성장을 달성할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음료 사업 매출은 전년 대비 5.0% 성장한 3505억 원, 영업이익은 43.9% 성장한 468억 원을 기록했다. 코로나19로 인해 극장 이용과 야외 활동 및 외식 등이 줄었으나, 배달음식, 온라인 등 채널에서 수요가 늘어 매출 증가를 이뤄냈다.

탄산은 ‘코카콜라’, ‘몬스터에너지’, ‘씨그램’ 등의 성장으로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 증가했고, 비탄산도 ‘파워에이드’와 ‘조지아 크래프트’ 등 주요 브랜드들이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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