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그룹 일감돋보기] 허밍아비스, 10년간 평균 내부거래 95%…오너 배당금만 441억

입력 2020-04-23 16:00 수정 2020-04-23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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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신그룹 내 오너 소유 개인회사의 10년 평균 내부거래 비율이 95%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기간 441억 원의 배당금을 오너에게 안겨 현금창고 역할을 톡톡히 했다.

경신그룹은 자동차부품 전문기업으로 1974년 설립된 경신을 모태로 한다. 주력 제품은 와이어링 하네스로,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대중에 알려졌다. 와이어링 하네스는 자동차의 전기적 전원과 신호를 장치에 전달하기 위해 전선과 커넥터, 정션블록 등으로 만든 부품이다. 사람 몸에 비유하면 혈관이다.

경신그룹의 지배구조 정점에는 경신홀딩스가 있으며 아래로 경신(지분율 50%), 경신전선(100%), 티에스에이(100%) 등의 자회사가 있다. 경신홀딩스는 이승관 대표이사(59.6%)와 김현숙 회장(36.9%) 등 오너 지분이 100%에 육박한다. 나머지 3.5%는 자사주다. 김 회장은 이 대표의 모친이다. 이기홍 창업자가 1985년 작고하면서 최고경영자(CEO)로 올라섰다. 그룹 전체 매출은 2조 원을 돌파했고 총자산은 1조5808억 원이다.

지주사의 직접적인 지배 관계에서는 벗어나 있지만 그룹 내 물량, 일명 내부거래로 매년 고배당을 해온 회사가 바로 허밍아비스(옛 에이케이엘)다. 허밍아비스는 2005년 2월 창고와 운송 관련 서비스업을 목적으로 설립됐다. 이 대표가 설립 초기 60%의 지분을 참여한 것으로 보이며 현재는 이 대표 지분 70%에 김 회장 30%로 오너일가가 100% 소유하고 있다.

설립 첫해를 제외하고는 작년까지 단 한 번도 적자를 내지 않았는데, 그 배경에는 내부거래가 있었다. 공시로 확인 가능한 2009년 이후 회사 매출은 전적으로 내부거래에 의존했다. 매출처는 그룹 매출의 68%가량을 책임지고 있는 경신이었다. 최근 10년간 매출 추이를 보면 2010년 82억 원에서 2014년 155억 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지난해에는 131억 원으로 다소 줄었다. 회사 매출은 2018~2019년을 제외하고 모두 100% 내부거래로 올렸다. 다인씨앤에프 인수ㆍ합병과 화장품 사업 진출로 2018~2019년에는 80.4%, 69.5%로 다소 낮아지는 추세다. 그럼에도 10년 평균 내부거래 비율은 94.7%에 달한다.

이보다 더 놀라운 것은 허밍아비스의 영업이익률이다. 화장품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기 이전인 2010년부터 2017년까지 평균 영업이익률이 70%를 훌쩍 넘는다. 매출 100억 원이 발생하면 70억 원이 영업이익이라는 의미다. 70~80%를 오가던 영업이익률은 화장품 사업 진출과 함께 20%대로 낮아진 상태다.

한편 이 대표와 김 회장 모자는 허밍아비스를 지배하며 배당금도 쏠쏠하게 챙겼다. 10년간 배당금 추이를 보면 2010년 15억 원에서 배당 규모는 점차 커져 2015년 90억 원으로 정점을 찍었으며 이후에도 매년 배당이 이어졌다. 이렇게 10년간 총 441억 원의 현금배당을 했다. 이 기간 벌어들인 순이익이 595억 원임을 고려하면 배당성향이 74%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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