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주춤했던 유럽에서 전기차 생산 재개의 움직임이 일고 있다.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늘어날 수요에 대비해 현지 공장의 생산량을 늘리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6일 인사이드EV(Insideevs) 등 외신에 따르면 폭스바겐은 최근 독일 츠비카우(Zwickau)에 있는 공장을 다시 가동하기 시작했다. 코로나19로 지난달 20일 중단한 지 약 한 달 만이다.
이 공장은 미래형 전기차 ID.3와 SUV형 전기차 ID.4를 비롯해 아우디의 이트론(E-tron) 등을 생산하는 곳이다. 연산 33만 대 규모로 알려졌다.
폭스바겐에는 삼성SDI, LG화학,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배터리 3사가 모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배터리 업계에서는 이번 생산 재개가 유럽과, 더 나아가 글로벌 전기차 생산 재개의 신호탄이 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중국에서도 차츰 전기차 생산량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승용차시장신식연석회(CPCA)에 따르면 3월 중국 전기차 생산량은 4만7000대로 전월보다 4배 넘게 급증했다. 특히 테슬라가 코로나19 이전보다 가동률을 높이며 1만 대를 넘게 생산했다.
다만 글로벌 시장에서의 전기차 생산량은 예정과 비교하면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LG화학이 배터리를 공급하는 포르쉐도 유럽 전기차 타이칸 공장을 가동 중단한 상태다. GM의 볼트EV도 북미 공장 가동 중단으로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 이 차종에도 LG화학의 배터리가 탑재된다.
푸조의 전기차인 e-2008 등을 생산하는 PSA 그룹도 유럽 공장 운영을 중단한 상황이다.
이런 중에 배터리 업체들은 다가올 수요 폭증을 대비하기 위해 유럽 현지 공장 증설과 정상화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SK이노베이션와 LG화학은 각각 5일과 17일 전세기를 띄워 헝가리와 폴란드 공장 증설을 위한 인력을 급파했다. 삼성SDI는 28일 전세기를 통해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 인근 괴드 지역에 있는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공장에 필수인력을 급파할 계획이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전에도 유럽 등 전기차 업계에서 배터리 수요가 폭등하며 공급 확대의 필요성이 있었다"며 "본격 회복되기 이전에 업체들이 일찌감치 생산량을 증가하기 위해 노력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