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기업들, 코로나 사태에 돈 모으기 총력...은행예금, 이례적 급증

입력 2020-04-24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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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저금리 기조로 등한시되던 은행 예금이 급증하고 있다.

23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에 따르면 3월 말 시점에 은행예금 잔고는 약 14조 달러(약 1경7290조 원)로, 2019년 12월 말보다 8989억 달러 늘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급확산한 3월에만 7615억 달러 증가했다. 기업들이 자금을 확보하는 족족 은행에 맡긴 영향이다.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체이스의 제니퍼 피프스작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기업들이 현금 보유를 늘리는 등 유동성 확보에 몰렸다”고 말했다. JP모건은 3월 말 잔고가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했다. 개인과 기업 모두 늘었지만 증가율은 기업이 37%로 더 컸다.

JP모건의 경우 2019년 말과 비교하면 예금 총액 증가액은 2730억 달러에 달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1490억 달러, 씨티그룹은 1370억 달러 각각 늘었다. 이들 3개 은행만 해도 미국 은행 전체 증가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 대형 은행에 예금이 집중하는 경향이 뚜렷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예금이 급증한 배경에는 3월 하순에 대기업을 중심으로 대출이 단번에 증가했고, 기업들이 빌린 돈의 대부분을 예금에 넣어둔 것이 있다. 미국 항공기 제조업체 보잉과 포드자동차처럼 은행과 사전에 합의한 대출 규모 안에서 차입하는 기업도 잇따랐다.

BoA가 발표한 주간의 기업대출 동향에 따르면 3월 6일 끝난 주까지 약 20억 달러였던 대출액은 9~13일 사이에 5배인 110억 달러로, 16~20 사이에는 더 늘어난 340억 달러로 정점에 달했다. 증가분 중 45%는 대기업의 거래처다.

연준은 3월에 6000억 달러의 대출 규모를 정하고, 민간은행을 통해 간접적으로 일반 기업에 대출해주는 유동성 공급책을 발표했다. 4월 이후에도 미국 은행의 예금은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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