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 코로나19 대응 부양책 확대…무제한 국채 매입

입력 2020-04-27 13:38 수정 2020-04-27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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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회사채 매입 규모는 총 20조 엔으로 3배 늘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가 3월 16일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도쿄/AP뉴시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가 3월 16일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도쿄/AP뉴시스
일본은행(BOJ)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경제 충격에 대응하고자 공격적으로 부양책을 확대했다.

27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BOJ는 이날 코로나19 감염 확산 억제 차원에서 이틀에서 하루로 단축된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어 추가 금융완화 방안을 결정했다.

이날 나온 대책 중 가장 핵심은 무제한 국채 매입이다. BOJ는 지금까지 국채 매입에 연간 80조 엔(약 915조 원)이라는 한도를 뒀지만 이날 이를 폐지해 사실상 무제한으로 국채를 사들일 수 있게 됐다. BOJ 성명은 “상한을 두지 않고 필요한 금액의 장기국채 매입을 진행할 것”이라고 명시했다. 코로나19로 경제가 급격히 악화하는 가운데 국채를 필요한 양만큼 매입하게 되면 장기금리 상승을 억제, 경기회복을 지원할 수 있다.

일본 정부는 코로나발 경제 충격에 대응하고자 총 117조 엔에 달하는 긴급 경제대책을 펼치고 있다. 여기에 들어갈 자금 중 일부는 국채 대량 발행으로 충당할 수밖에 없어서 금리 상승 압박이 커지는데 이번에 BOJ가 적극적으로 국채를 매입한다는 기조를 명확하게 해 이를 완화, 재정과 금융정책의 시너지 효과를 높인다고 닛케이는 설명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미 무제한 양적완화를 펼치는 가운데 BOJ가 이를 따라가는 셈이다.

추가 완화책의 또 다른 핵심은 기업 자금조달 지원이다. BOJ는 기업어음(CP)과 회사채 매입 규모와 범위를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규모는 총 20조 엔으로 종전보다 세 배 가까이 증가했다. 또 매입 대상으로 하는 채권 등의 잔존 기간을 기존의 1~3년에서 5년으로 대폭 연장했으며 발행자당 매입 한도도 크게 완화해 금리를 낮추겠다는 의도를 분명히 했다.

중소기업 전용 자금융자 지원책에 대해서는 기업 대출 자금을 제로(0)금리로 금융기관에 빌려주는 ‘특별 오퍼레이션(공개시장조작)’을 확대하기로 했다. 담보로 하는 대상 범위도 민간채무 전반으로 확대해 종전의 약 8조 엔에서 최대 23조 엔까지 자금 공급이 늘어나게 됐다고 닛케이는 설명했다.

또 BOJ는 정부가 긴급 경제대책으로 실시하는 자금조달 지원 제도와 연계한 자금공급 방안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단기금리인 기준금리는 마이너스(-) 0.1%로 동결하고 장기금리인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제로(0)% 정도로 유도하는 장단기 금리 조작 정책은 변동이 없었다. 이는 시장 예상과 부합한다. 상장지수펀드(ETF)와 일본 부동산투자신탁(J-REITs) 매입 금액 한도도 각각 연간 12조 엔과 1800억 엔으로 동결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결정은 코로나19에 대한 BOJ의 우려가 빠르게 커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풀이했다. 불확실성이 높아진 시점에서 향후 정책 여지를 좁게 할 수 있어 일본 정부 일각에서는 무제한 국채 매입을 탐탁지 않게 볼 수도 있는데 BOJ가 과감히 이를 택한 것은 그만큼 신속하게 행동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번 주 후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유럽중앙은행(ECB)의 정례 회의가 예정된 가운데 BOJ는 너무 신중한 움직임으로 다른 중앙은행에 뒤처지고 있다는 인상을 심는 것도 경계했을 것으로 보인다.

BOJ는 내년 3월 마감하는 2020 회계연도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 3~5%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완만한 성장세를 유지할 것이라던 기존 전망에서 급격히 후퇴한 것이다. 같은 기간 신선식품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보다 0.4~0.8%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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