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육류시장 재편...도살장 폐쇄에 대체육 전환 가속화

입력 2020-04-27 14:42 수정 2020-04-27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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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여파로 도살장과 육가공 시설이 대거 폐쇄되면서 식물을 기반으로 한 대체육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2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시장조사기관 닐슨의 조사 결과, 미국에서 4월 셋째 주 대체육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200% 폭증했고, 8주 동안엔 무려 265%나 늘었다.

같은 기간 육류 판매가 각각 30%, 39% 늘어나는 데 그친 것과 비교하면 대체육 시장이 빠르게 커진 셈이다.

브루스 프리드리히 굿푸드재단 대표는 “미국 육류 시장에서 인공고기가 차지하는 비중이 아직은 적지만 증가세가 가파르다”면서 “특히 코로나19 사태로 가속도가 붙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대체육 시장으로의 전환은 코로나19로 기존 정육 공장들이 대거 생산 중단에 들어가면서 촉발됐다. 육가공 공장은 노동집약적인 작업 특성상 코로나19 감염에 취약해 공장의 도미노 봉쇄가 잇따랐다. 이에 미국 내 돼지고기 생산은 3분의 1로 줄었다.

세계 1위 돼지고기 생산업체 스미스필드푸즈는 미국 사우스다코타 주의 돈육 공장 가동을 무기한 중단한 데 이어 지난 24일 일리노이 주에 있는 또 다른 공장 문도 닫는다고 밝혔다. 미국 최대 육가공업체 타이슨푸드도 인디애나 주와 아이오와 주의 돈육 공장, 워싱턴 주의 소고기 공장을 무기한 폐쇄한다고 발표했다. 미국에서 가장 큰 가금류 육가공 공장도 잇따라 문을 닫고 있다. 호멜푸즈는 미네소타 소재 칠면조 공장을 닫기로 했다.

육류 공급 차질은 미국만의 문제도 아니다. 세계 1위 닭고기·소고기 수출국인 브라질에서도 최대 정육회사 JBS가 운영하는 가금류 공장이 폐쇄됐다. 캐나다에서도 브리티시컬럼비아 가금류 공장을 비롯해 주요 공장이 멈춰섰다.

전 세계 고기 유통의 약 65%를 차지하는 미국, 브라질, 캐나다 3국의 잇단 폐쇄로 전 세계적인 고기 부족 사태 우려까지 나온다. 미국 최대 돼지고기 생산지인 아이오와 주에서 돼지고기 공장을 운영하는 프레스티지팜스의 론 프레스티지 대표는 “지금 상태가 조금 더 지속되면 공급 부족 사태를 겪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공급 부족 조짐은 돼지고기 가격의 고공행진으로 이어지고 있다. 미국 농무부에 따르면 돼지고기 도매가격은 4월 초 이후 50% 이상 치솟아 100lb(약 45kg)당 77.48달러로 뛰었다.

인공고기 시장은 반사이익을 누렸다. 대표적 인공고기 생산업체 비욘드미트 주가는 지난주 40% 이상 치솟았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공중보건과 육류 소비의 상관성을 수면으로 끌어올렸으며 소비자들이 인공고기로 갈아타는 명분을 제공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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