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되는 것 다 판다” 대한항공, 안간힘 통할까

입력 2020-04-27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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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이 대한항공 살리기에 팔을 걷어붙이면서 유동화가 가능한 자산의 매각 진행과 함께 추가 자산 매각 검토가 한창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회사의 매각 의지와 달리 매각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진그룹은 최근 기내식 등 주요 사업부 매각 검토에 착수했다. 시장에서는 일찌감치 기내식 사업부 비롯한 항공기정비 사업부 등의 매각 가능성이 일찌감치 거론됐다. IB 업계 관계자는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는 입장이기 때문에 회사의 자발적 의사결정에 따라 자금을 확보해야 해서 팔 수 있는 것은 다 팔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은 24일 대한항공에 1조2000억 원을 지원하는 방침을 밝혔다.

정부의 지원에 앞서 한진그룹은 지난 2월 이사회를 통해 서울 종로구 송현동 부지와 인천 중구 을왕동 왕산레저개발 지분, 제주 파라다이스 호텔 부지 등의 처분을 결정했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싸늘하다. 매물로 내놓은 부동산 자산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 여파에 ‘제값’에 팔리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매물로 내놓은 왕산레저개발이나 제주 파라다이스 호텔 부지가 위치한 영종도와 제주도는 코로나 영향권에 있는 곳이라 영업력을 회복하기에는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해서 원매자를 찾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나 매도자인 대한항공 측이 고강도 자구안을 압박을 받고 있어 원하는 값을 부르는 원매자를 찾기 위한 시간적 여유가 많지 않다는 상황도 부담이다. 업계 관계자는 “잠재적 원매자를 단기간 내에 찾기 어려운 상황에 몰리다 보면 결국 원하는 가격에 매각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서울 도심에 있는 송현동 부지도 ‘가격’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는 지난달 대한항공 소유의 송현동 3만7000여㎡의 부지를 매입해 공원화할 계획임을 밝혔는데 시장에서는 시를 대상으로 제값을 받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해당 부지가 서울 도심 한복판에 있다는 점에서 5000억 원 이상으로 보고 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시를 대상으로 5000억 원 이상의 가격을 받아내기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더 높은 가격을 받아내기 위해 다른 개발사에 팔고 싶어도 당국의 인허가 리스크가 있어서 잠재적 가치만 보고 선뜻 나서는 업체도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내식 사업의 경우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고 운항이 정상화 될 경우를 대비해 베팅하려는 사모펀드(PEF) 중심으로 매각을 타진하는 원매자가 등장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하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IB 업계 관계자는 “기내식 사업의 경우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면 영업력을 회복할 수 있다고 판단하는 PEF들이 관심 가질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하지만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경제 상황이 회복돼야 하는 문제이다 보니 국제유가 등 거시적 경제 변수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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