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은 일주일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일본은행(BOJ)이 사실상 무제한 양적완화(QE) 조치를 단행했기 때문이다. BOJ를 비롯해 최근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대응키 위해 공격적으로 경기부양에 나서고 있다는 점도 우호적으로 작용했다.
앞서 BOJ는 단기 정책금리와 장기 금리를 각각 마이너스(-)0.1%와 0%로 유지하면서도, 연간 국채 매입 목표액을 폐지했다. 기업어음(CP)과 회사채 매입규모도 20조엔으로 상향조정하고, 매입 회사채 만기도 5년까지 연장했다.
수급적으로는 오전중엔 배당금 역송금 물량이 있었다. 오후들어서는 북한 이슈에 기댄 롱(달러매수)플레이어들의 롱포지션 청산과 수출업체 달러매도 물량이 나왔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경기활성화 정책으로 환율이 떨어지고 주가가 올랐다고 평가했다. 다만, 원·달러는 하방압력보다는 상방압력이 더 크다고 봤다. 유가와 북한변수, 부진한 경제지표 등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은데다, 이같은 변수에 더 민감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번주 원·달러는 1220원을 하단으로 1240원 사이에서 등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1232.5원에 출발한 원·달러는 장중 1235.0원까지 올랐다. 장중 변동폭은 9.4원을 기록했다.
역외환율은 5거래일만에 하락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229.3/1229.5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5.2원 내렸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각국 중앙은행들의 경기활성화 정책으로 환율이 떨어지고 주식이 올랐다. 아직 배당금 역송금 수요와 월말 달러매수 수요가 있지만 정책 영향이 더 컸다”며 “원·달러는 하방압력보단 여전히 상방압력이 더 높다. 워낙 불안하다보니 조그만 이슈로도 상승세를 탈 수 있다. 반면 하단은 탄탄한 듯 싶다. 이번주 원·달러는 1220원을 하단으로 해서 1230원대 사이에서 오갈 듯 싶다”고 전했다.
또다른 은행권 외환딜러는 “예상했던 것보다 북한 관련 특별한 위협요인이 없었던 것 같다. 배당금 역송금 수요로 오전중 1230원 위쪽에서 거래되던 원·달러는 이를 다 소화한 오후부터 추가 하락했다. 코스피가 상승폭을 늘렸고, 수출업체 등의 달러매도 물량도 가세했다”며 “목요일부터 긴 연휴다. 북한 관련 이슈에 기댄 롱플레이어들도 롱포지션을 청산한는 모습이었다. 오후들어 수급측면에선 공급우위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원·달러가 아래쪽으로 급격히 내려가긴 어려워 보인다. 유가와 북한 이슈, 안좋은 경제지표 등이 외부변수로 작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반면 주가는 기대심리를 강하게 반영하면서 상승하는 것 같다. 원·달러는 이번주 1220원에서 1240원 사이에서 등락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오후 3시40분 현재 달러·엔은 0.35엔(0.33%) 떨어진 107.13엔을, 유로·달러는 0.0027달러(0.25%) 오른 1.0850달러를, 역외 달러·위안(CNH)은 0.0061위안(0.08%) 하락한 7.0832위안을 기록 중이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33.76포인트(1.79%) 급등한 1922.77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186억4800만원어치를 매수해 6거래일만에 순매수세로 돌아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