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예결위 보고서 “이번에 줄어든 재정부담, 내년 이후 돌아올 것”

입력 2020-04-28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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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추경 감액 사업비 89% 집행시기만 연기"

▲28일 국회 예결위회의장에서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28일 국회 예결위회의장에서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28일 2020년도 제2회 추경안에 대해 "이번에 줄어든 재정부담이 내년 이후 다시 돌아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환율 영향을 받을 경우 더 큰 재정 부담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도 내놨다.

또 예결위는 전 국민으로 확대한 긴급재난지원금 지급과 관련, 저소득층에 현금을 지급하는 등 지급 대상별 맞춤형 지급방식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예결위는 이날 추경안 검토보고서에서 2차 추가경정예산안(추경안)에서 지출구조조정을 통해 감액된 사업비 2조4052억 원 중 88.5%(2조1295억 원)는 일정, 지급 시기 조정 등으로 집행 시기를 내년 이후로 연기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예컨대 국방 분야 감액 사업은 총사업비 변동 없이 신규 사업의 공사 일정을 조정해 일부 공사비의 집행 일정을 다음연도로 연기(-967억 원)하거나, 정비·방위력 개선 사업에서 대외군사판매 계정에 납입할 예정이던 올해 지급예정액(7840억 원)의 납입을 내년으로 연기했다고 소개했다.

사회간접자본(SOC) 분야 철도사업의 경우 설계 변경, 연차별 투자계획 변경에 따라 올해 투자금액을 감액 조정(-5500억 원)함으로써 집행 일정을 내년 이후로 연기한 것이고, 농·어업 분야 연근해어선 감척 사업은 집행 시기를 올 연말에서 내년 초로 1∼2개월 연기한 것에 불과하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보고서는 "오히려 이 사업들은 향후 환율이 상승할 경우 더 큰 재정부담으로 돌아올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공공부문 고통 분담 차원에서 1200억 원을 감액한 청사 신축 사업(6개 부처 16개 시설)도 청사 규모 축소 등을 통한 실질적 절감이 아니라 신축 일정 지연에 따라 사업비 집행계획을 일부 연기한 것으로, 사업 지연이 길어지면 오히려 임차료가 추가로 소요될 우려가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이에 따라 예결위는 보고서에 정부가 장단기 재정건전성 확보를 위해 강도 높은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감액한 사업비 중 일부는 내년 이후 다시 계상돼야 하고 기금 여유자금 활용금액도 해당 기금에 상환해야 하는데 이 규모가 2조8000억 원에 달한다"며 "세입 여건이 개선되지 못하고 추가적인 지출구조조정도 없다면 결국 국채를 발행해야 하므로 관리재정수지 적자와 국가채무 규모가 정부 전망보다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경우 국가재정운용계획 상 내년 이후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이 기존 계획보다 0.1~0.2%포인트 올라가고,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기존 계획보다 0.3~0.4%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보고서는 내다봤다.

예결위는 또 전 국민으로 확대한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해 정부가 추가로 마련해야 하는 재원에 대해선 경기 활성화에 영향이 크지 않은 부분에서 검토할 것을 주문했다.

정부는 필요한 추가 재원 4조6000억 원 중 1조 원은 지출 구조조정을 통해 나머지 3조6000억 원은 적자 국채 발행을 통해 마련할 계획이다.

일례로 기획재정부가 2차 추경안에서 지출구조조정을 통해 국고채 이자율을 2.6%에서 2.1%로 낮춰 이자상환액 2700억 원을 확보했는데 최근 국고채 발행 금리가 편성금리(2.1%)보다 낮고 시장금리가 하락 추세인 점을 고려하면 추가로 더 절감할 여력이 있을 것으로 봤다.

또 2차 추경안에서 일반회계로 가져온 주택금융신용보증기금의 여유 재원 5000억 원을 늘려도 사업 운영에 큰 지장이 없을 것으로 봤다.

아울러 3월 평균 유가를 기준으로 유류비를 감액(-2242억 원)한 부분도 최근 유가 하락 추세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며 추가 절감이 가능한 사례로 제시했다.

이외에 보고서는 정부가 긴급재난지원금의 20%를 지자체가 이미 활용 중인 지역상품권 및 선불카드로 지급하고 나머지 80%는 신용·체크카드로 지급하기로 한 데 대해 "지급 수단이 적정한지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행정안전부 자료에 따르면 작년 12월 말 기준 지역사랑상품권 가맹점 수는 경기도(58만1554곳)와 부산(19만9500곳)이 가장 많고 충남(1만6054곳)과 울산(7838곳)이 가장 적어 지역별 편차가 컸다.

보고서는 "가맹점이 많지 않은 곳은 지역주민이 상품권을 이용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골목상권 자영업자들이 지역사랑상품권 혜택에서 배제되는 문제도 제기했다. 행안부에 따르면 지자체 내 전체 자영업체 가운데 상품권 가맹점 비율은 시·군 기초자치단체의 경우 대부분 50% 미만이다.

최근 상품권 사용 후 차액을 현금으로 환불(액면가의 60% 사용 시부터)하는 정도가 과도해 실제 소비지출 규모가 상품권 발행액의 60%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우려도 나왔다.

예컨대 소비자가 100만 원어치 상품권을 10% 할인가에 구매해(소비자는 90만 원 지출) 60만 원을 사용한 뒤 잔액 40만 원을 현금으로 돌려받으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16.6% 할인을 받은 게 되고 실제 지출은 50만 원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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