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던 편의점에 결국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생채기를 냈다.
28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3월 편의점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2.7%로 집계됐다. 이는 2016년 6월 산업부가 ‘주요유통업체매출동향’ 통계를 개편한 이후 45개월만에 첫 마이너스 성장률이다.
당초 편의점들은 코로나19에 반사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됐다. 감염 우려로 다중 집객 이용 시설인 대형마트와 백화점 외출을 꺼린 소비자들이 편의점으로 몰릴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실제 코로나19와 비교되는 메르스(중동 호흡기 증후군)가 발생한 2015년 6월 대형마트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10.2% 떨어졌고, 백화점 역시 11.9% 빠졌지만 편의점 매출은 되레 29.0% 늘며 선방했다. 감염 우려에 따른 다중집객이용시설 기피에 따른 반사익은 오롯이 이커머스와 편의점에 돌아갔다.
하지만 한 달가량 짧게 지나갔던 메르스와 달리 코로나19는 장기화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재택 근무와 개학 연기에 따라 온가족이 집안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장기 저장 목적의 대용량 소비가 많아져 오히려 반사익은 창고형 할인마트에 몰렸다. 오다가다 들리는 소비자가 많은 편의점 특성상 길거리 유동 인구 감소는 자연스레 매출 감소로 이어졌다.
3월 편의점 매출 하락에는 개학 연기와 학원 휴원 등의 영향이 컸다. 특히 과자와 음료 등 가공식품(-3.1%)과 도시락, 샌드위치 등 즉석식품(-14.5%)의 매출이 크게 줄었다.
게다가 공적 마스크 시행 등에 따라 마스크 수급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생활용품과 잡화도 각각 -15.6%, -17.5%로 미끄러졌다. 1월과 2월에는 생활용품이 각각 17.8%, 33.3% 치솟은 바 있다. 다만, 담배는 2.3% 오르며 성장세를 유지했다.
3월 실적은 부진하지만 1분기 전체 실적을 끌어내릴 정도는 아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근거리 쇼핑이 늘며 1~2월 매출을 선방한 데다 냉장ㆍ냉동 간편 식품을 강화해 1~2인 가족을 공략한 점도 실적 하락을 저지했다. ‘요기요’ 등 배달 서비스를 확대한 점도 실적을 받쳐줬다.
GS리테일은 올 1분기에 매출 2조1419억 원, 영업이익 888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8%, 314.7% 늘어난 수준으로 역대 최대 실적이다. 세부적으로는 편의점 GS25 사업 매출은 1조 6028억 원으로 집계됐고, 영업이익은 40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9%, 51.3% 신장했다. 이 가운데 냉장· 냉동 간편 식품 등 식사 대용 카테고리는 20% 가량 상승했다.
CU(씨유)도 1분기 실적 전망이 양호하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1분기 BGF리테일이 매출(추정치) 1조384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 늘고, 영업이익은 1.5% 주춤한 259억 원으로 나쁘지 않은 실적을 낼 것으로 예상한다. 오린아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 내 5000점까지 배달 서비스 점포를 늘리겠다는 계획은 객단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코로나19은 유통업체 전반에 영향을 미쳤다. 3월 주요 유통업체의 총 매출은 10조8900억 원으로 전년 동월(11조2600억 원) 대비 3.3% 감소했다. 이는 2016년 6월 통계 개편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이다. 오프라인은 17.6% 줄어들어 45개월 만에 가장 큰 내림폭을 기록했다. 반면 온라인 매출은 16.9% 올랐다. 다만 2월 34.3%에 비해서는 다소 주춤한 수준이다.
이에 따라 유통업 총매출 중 온라인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사상 처음으로 절반을 기록했다. 총 매출 중 온라인 유통 비중은 2015년 29.8%에서 지난해 41.2%로 40%대를 돌파한 후 올들어 3개월 만에 50% 고지에 올라서며 속도를 높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