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빅컷에 은행 예금 및 대출금리가 줄줄이 급락했다. 특히, 대출 평균금리는 2%대로 주저앉았다. 가계대출 10개중 8개는 3% 미만을 기록했다. 다만, 동학개미운동과 자영업자들의 생활자금, 일부 주택자금과 관련한 신용대출이 급증하면서 가계대출 금리 하락폭은 소폭에 그쳤다.
순수저축성예금과 시장형금융상품이 각각 16bp 급락한 1.27%와 1.30%를 기록했다. 각각 사상 최저치다. 특히 정기적금금리는 126bp 폭락한 1.65%를 보였다. 이는 한은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6년 1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이다. 직전월 하나은행이 행명 변경을 이유로 1.5%대 특판 정기적금을 판매한데 따른 기저효과다.
대출평균금리는 2.91%로 사상 처음으로 2%대로 진입했다. 전월대비 낙폭도 17bp에 달해 2019년 8월(-21bp) 이후 가장 컸다.
기업대출은 25bp 하락한 2.94%를 보였다. 부문별로는 대기업은 24bp 떨어진 2.72%를, 중소기업은 22bp 내린 3.13%를 기록했다. 각각 두달연속 역대 최저치다.
반면, 가계대출은 2.88%로 역시 역대 최저치를 경신했다. 다만 전월대비 낙폭은 2bp에 그쳤다. 부문별로는 일반신용대출인 21bp 급락한 3.49%를 기록한데 반해, 주담대는 4bp 떨어진 2.48%에 그쳤다.
임수영 한은 금융통계팀 차장은 “3월16일 한은이 임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50bp 인하하면서 시장금리가 일제히 하락했고, 그 영향으로 예대금리도 다 떨어졌다”며 “다만 기업대출과 가계대출 하락폭에 차이가 있었다. 기업은 자금수요가 늘어난데다, 정부의 정책적 지원과 우대금리 적용, 소상공인대상 초저금리대출 등이 영향을 미친 반면, 가계는 3%대로 비교적 높은 신용대출 취급비중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주담대 역시 금리가 낮은 정책자금대출인 보금자리론 비중이 전월 42%에서 39%로 축소되면서 낙폭이 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가계 일반신용대출은 동학개미운동에 따른 주식투자자금과 자영업자 생활자금, 일부 주택자금 등 용도로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정기예금 중 2% 미만 비중은 99.7%로 2017년 4월(99.7%) 이후 2년11개월만에 최대치를 경신했다. 가계대출 중 3% 미만 비중은 77.4%로 역대최대를 기록했다. 직전 최대치는 2016년 8월 기록한 75.9%였다.
제2금융권 예대금리도 동반 급락한 가운데 상호저축은행과 새마을금고 일반대출은 각각 10bp 상승한 10.18%와 4bp 오른 4.24%를 기록했다. 이 역시 상대적으로 고금리인 신용대출 취급비중이 확대된 때문이다.
임 차장은 “4월에 금리가 더 떨어질지는 지켜봐야한다”면서도 “당국이 4월부터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1.5% 초저금리 대출을 늘릴 계획이라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