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 돋보기] 모바일리더, 자금조달 없다더니 104억 EB 발행 왜?

입력 2020-04-29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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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리더 주가 그래프.
▲모바일리더 주가 그래프.
모바일리더가 자금조달 계획이 없다고 밝힌 지 불과 한 달 만에 연 매출에 버금가는 규모의 재원 마련에 나선다. 일시적으로 현금 흐름이 원활하지 않은 반면 연구개발 관련 자금 소요로 사채를 발행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모바일리더는 전날 이사회에서 파인밸류PreIPO7호전문투자형사모증권투자의 신탁신탁업자인 하나은행을 대상으로 103억5000만 원 규모의 교환사채(EB, 1회차)를 발행한다고 결정했다. 교환대상 주식은 인지소프트의 보통주이며 교환가액은 주당 3만4500원이다. 표면 및 만기이자율은 각각 1%, 7%이고 납입일은 5월 4일, 교환청구 기간은 5월 8일부터 2023년 4월 4일까지다.

모바일리더는 2000년 2월 설립돼 2010년 5월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응용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 업체다. 핸드폰 동기화 솔루션을 기반으로 정상궤도에 올랐지만, 스마트폰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고 경쟁이 심화하면서 성장 한계에 부딪혀 매출은 갈수록 줄었다. 이에 사업 영역을 금융솔루션으로 확장했으며 2012년 인지소프트를 인수했다.

모바일리더의 연결기준 매출은 2011년 100억 원 남짓에서 100억 원대 중반으로 성장과 정체를 반복했다. 그러다 지난해 236억 원으로 껑충 뛰었는데, 비대면 본인확인 솔루션(OCR)과 이미지 프로세싱(BPR)에 강점을 가진 인지소프트의 성장에 기인한다. 작년 연결 조정 전 매출 비중은 인지소프트 80.21%, 모바일리더 19.79%이며 해가 갈수록 인지소프트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

모바일리더는 2019년 결산 사업보고서에 “당기 및 차기에 자금 조달 계획은 없다”고 했지만 R&D 관련 긴급 자금 소요로 EB 발행에 나섰다. 아울러 EB 발행을 원활하게 하려고 인지소프트의 코스닥상장을 전제 조건으로 삼아 추진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모바일리더는 인지소프트가 코스닥시장에 상장하고 처음 도래하는 조기상환 지급일에 사채의 전부 또는 일부를 조기 상환할 수 있도록 사채권자에게 보장했다. 아울러 매도청구권으로 인지소프트의 공모확정가액이 교환가격 미만일 경우 사채권자가 모바일리더에 교환사채 금액의 100분의 50에 대해 매도할 것을 청구하도록 했다.

모바일리더는 이번 사채 조달 자금으로 연구개발과 인건비, 투자 등에 쓸 계획이다. 모바일리더는 매년 12억~19억 원의 연구개발비와 16억~20억 원의 인건비를 지출하고 있다. 이를 고려하면 60억 원가량을 투자에 쓸 것으로 보인다.

회사 관계자는 “R&D 쪽으로 투자가 예정된 것이 있는데 유동자금이 묶여 있는 상황이라 급하게 교환사채를 발행해 자금을 확보하려는 것”이라며 “인지소프트의 기업공개(IPO)를 연내 마무리 지으려 했는데 시장 상황이 좋지 않다 보니 좀 지연될 것으로 보이고, 늦어도 연말이나 내년 초쯤으로 시기를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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