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크셔의 주총은 ‘자본주의 우드스탁’이라고 불릴 만큼 축제 분위기였지만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처음으로 주주들의 현장 참석 없이 화상으로 이뤄졌다. 이에 따라 버핏의 고향 오마하 지역 경제도 막대한 타격을 받았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네브래스카주의 최대 도시인 오마하는 매년 버크셔 연례 주총에 맞춰 전 세계에서 수만 명의 외지인들로 북적였다. 현지 호텔, 레스토랑 등은 버핏의 투자 노하우를 듣기 위해 몰려온 사람들로 가득 찼으며, 연회장에서는 버크셔 산하 기업들이 상품을 판매했다.
하지만 올해에는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방지 차원에서 일반 주주들이 주총 현장에 참석하지 못했으며, 대신 온라인 중계됐다. 버핏 회장의 발언 또한 동영상을 통해 라이브로 전달됐다. ‘버크셔 주총 특수’가 사라진 오마하 경제는 적잖은 타격을 입었다. 현지 관광국은 주총 중지만으로도 경제 손실이 약 2130만 달러(약 260억 7120만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오마하 시내 호텔 및 단기 숙박업소에는 예약 취소 물결이 밀려온 것으로 전해졌다. 데이터 회사 STR에 따르면 버크셔 주총이 열렸던 지난해 현지 호텔이 올린 수입은 주말에만 무려 670만 달러에 달했다. 숙박공유업체 에어비앤비(Airbnb)를 통해 집을 임대하고 있는 켈리 라이스는 “통상 1박에 45~55달러 하던 숙박료를 지난해 주총 때는 200달러까지 인상했다”고 말했다. 일부 호스트 중에는 하루에 600~1000달러를 버는 주민도 있었다.
오마하에서 대형 이벤트가 중단 및 연기된 것은 버크셔 주총만이 아니다. 앞서 오마하는 6월 열릴 예정이던 대학 야구 미국 선수권 대회 ‘칼리지 월드 시리즈’가 내년으로 연기되는 상황을 겪은 바 있다. 관광국은 지난 3월 1일부터 6월 30일까지 행사 중단에 따른 경제 손실을 약 1억9700만 달러로 추정하고 있다.
오마하 이외에도 최근 세계 곳곳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해 각종 대형 행사가 중지 및 연기되면서 경제적 고통이 확산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남서부에 있는 샌디에이고에서는 세계 최대 규모 대중문화 축제인 ‘코믹콘 인터내셔널’이 취소됐으며, 세계 4대 마라톤 대회로 꼽히는 보스턴 마라톤은 9월로 연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