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총리, 코로나19로 죽을 고비 넘겨…“유고 시 비상계획까지 마련“

입력 2020-05-04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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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선’과 인터뷰서 치료 당시 상황 구체적으로 털어놔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4월 27일(현지시간) 런던의 다우닝가 10번지 총리 관저 앞에서 복귀 성명을 발표하고있다. 런던/로이터연합뉴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4월 27일(현지시간) 런던의 다우닝가 10번지 총리 관저 앞에서 복귀 성명을 발표하고있다. 런던/로이터연합뉴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코로나19로 인해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을 당시, 내각이 자신의 사망을 대비해 비상계획을 세울 정도로 상태가 매우 심각한 수준이었다고 밝혔다. 존슨 총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됐다가 회복해 총리 업무에 복귀한 이후 구체적인 치료 경험을 털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존슨 총리는 3일(현지시간) ‘더 선’과의 인터뷰를 통해 코로나19에 걸려 런던의 세인트토머스 병원의 중환자실에 입원했던 때 상황을 상세하게 설명했다. 존슨의 인터뷰가 실린 매체 더 선은 “존슨은 자신이 코로나바이러스와 싸우는 동안 의사들이 그의 죽음을 발표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고 털어놨다”는 헤드라인을 걸었다.

존슨 총리는 병원에 입원하기 전에 런던 다우닝가의 총리관저에서 자가격리를 했었는데, 당시 처음에만 하더라도 그는 입원하라는 참모들의 건의를 거절했다. 그는 “화상 연결을 통한 회의 등 계속 업무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입원을 거부했는데, 극심한 피로감을 느꼈고 힘들었다”며 “그때 병원에 가야한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정말 가기 싫었다. 하지만 그들은 매우 단호했고, 되돌아보면 그들이 나를 입원하도록 한 것은 옳은 일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지난달 5일 세인트토머스 병원에 입원했고 바로 다음 날 상태가 악화해 중증치료병상(중환자실·ICU)으로 옮기게 됐다. 존슨 총리는 “내 상태가 며칠 만에 그렇게 나빠졌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며 “좌절했고, 왜 호전되질 않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ICU에서 집중 치료를 받았던 당시에는 상태가 더 나빠지면서 한때 의료진이 기관 내 삽관 등 침습적 인공호흡(invasive ventilation) 방식을 논의하기도 했다. 그는 “기관 내 삽입을 할지 말지를 두고 의사들의 의견이 반반으로 나뉘는 나쁜 순간이 왔다”며 “의료진은 사태가 나빠지면 어떻게 대처할지 등 모든 방안을 두고 논의했고, 혈액 수치는 안 좋은 쪽으로 가고 있었다”고 언급했다.

심지어 영국 정부는 총리 사망을 대비해 비상 계획을 짰을 정도다. 존슨 총리는 “그들이 ‘스탈린 유고 시’와 유사한 시나리오를 세웠다”며 “힘겨운 시간이었음을 부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내각이 총리 유고 시 비상계획을 세운 것을 구 소련의 이오시프 스탈린(1879~1953) 사망했을 때에 빗대 표현한 것이다.

다행히도 존슨의 상태는 호전됐고, 사흘 밤을 지낸 뒤 ICU에서 나왔다. 존슨 총리가 퇴원했을 때 세인트토머스 병원 측은 그가 ICU에 갔다 왔다는 사실만을 밝혔을 뿐, 치료 당시의 상태가 얼마나 위중했는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병원에서 퇴원한 후 존슨 총리는 총리 지방관저인 체커스에서 휴식을 취했으며, 지난달 27일 업무에 복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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