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20%대 ELS 등장에도 청약률 ‘저조’

입력 2020-05-04 17:03 수정 2020-05-05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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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연 10%대 수익률을 추구하는 ELS 상품이 줄줄이 출시되고 있다. 고수익 상품 출시에도 실제 청약률은 저조하다. 고객의 원금 손실 가능성, 증권사 자체 헷지 손실 등이 부각되면서 ELS 자금 유입이 끊긴 모양새다.

증권사들은 최근 기대수익률 연 10%를 웃도는 ELS 상품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오는 7일까지 청약 가능한 삼성증권 제24413회차 ELS 상품은 기대수익률 11.4%를 제시하고 있다. 해당 상품은 홍콩 H지수, 유로스톡스50지수, S&P500지수 등을 기초자산으로 한다. 닛케이225지수, 홍콩 H지수, S&P500지수 등을 기초자산으로 삼성증권 제24416회차 상품 역시 연 수익률 10.6% 추구하는 상품이다. NH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등도 연 10%대 기대수익률의 ELS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ELS(Equity-Linked Securities)는 특정 종목, 주가지수 수치의 변동에 따라 지급 이익이 결정되는 증권이다. 자산을 우량채권에 투자해 원금을 보존하고, 일부를 주가지수 옵션 등 금융파생에 투자해 높은 수익을 추구하는 상품이다.

통상 ELS는 시중 은행금리보다 기대수익률이 높고, 원금손실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아 ‘중위험 중수익’ 상품으로 통한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해외지수 변동성이 커지면서 고객 원금손실이 속출하자 이마저도 옛말이 됐다.

낮은 청약 경쟁률은 위축된 투자심리를 뒷받침한다. 4일 청약을 진행한 삼성증권 제24401호 ELS는 경쟁률 1.36%을 기록했다. 공모수량은 200만구좌였지만, 2만7300구좌가 청약하는 데 그쳤다. 같은 날 제24403회, 24408회, 24412회 ELS의 경우, 청약률 0%를 기록하기도 했다.

개별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 상품의 청약률 역시 저조하다. 주가지수를 기초로하는 ELS보다 기대수익률이 높지만, 그만큼 원금 손실 위험도 높아서다. 오는 8일까지 청약을 진행중인 키움증권 제1340회 ELS는 디즈니, AMD 보통주 등을 기초자산으로 한다. 예상수익률은 연 21.2%지만, 4일 기준 청약율 1.67%를 기록 중이다. 지난달 24일 청약을 마감한 키움증권 제48회 뉴글로벌100조 ELS는 엔비디아, 테슬라를 기초자산으로 설정해 최고수익률 연 28%를 제시하기도 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현재 시장지수보다 50% 이상 떨어질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투자자 입장에서는 시장 변동성이 커질수록 ELS 투자 매력이 높아질 수 있다”면서도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상품의 경우, 어떤 종목을 기준으로 하느냐에 따라서 기초지수 기준 상품보다 위험도가 낮을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ELS 매력은 높아졌지만, 투자심리 회복은 어려울 전망이다. 하반기 시장 위축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위험자산인 ELS 자금에서도 이탈 가능성이 높아져서다. 이어 증권사가 자체 헷지리스크를 강화하는 점도 공급 축소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한다.

이 연구원은 “최근 ELT 판매 규제 등과 복합적으로 엮여 시장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위험기피현상으로 수요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며 “증권사에서는 자체적으로 헷지리스크를 강화하고 있어서 발행을 늘리는 게 부담스러운 상황이라 공급 측면에서도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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