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ETN, 거래정지 기간 괴리율 급등...투자자 “손실만 키웠다”

입력 2020-05-05 09:00 수정 2020-05-05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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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0-05-04 17: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한달간 -80% 손실”...뿔난 원유ETN 투자자

▲레버리지 WTI 원유선물 괴리율 추이.
▲레버리지 WTI 원유선물 괴리율 추이.

국제유가가 요동치면서 원유 ETN(상장지수채권)을 둘러싼 논란이 심화하고 있다. 거래정지 기간 괴리율이 급등하면서 손실 폭이 커진 투자자들의 불만도 격화하고 있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거래가 정지된 레버리지 WTI(서부텍사스산) 원유선물 ETN은 평균 291.83%의 괴리율을 기록하고 있다. 국제유가가 급등락을 이어가면서 괴리율도 널뛰기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오는 6일 거래가 재개되더라도 다음 날 다시 거래가 정지될 가능성이 크다.

이날 기준 ‘삼성 레버리지 WTI 원유 선물 ETN’과 ‘QV 레버리지 WTI 원유 선물 ETN’은 각각 520.26%, 392.37%의 괴리율을 보였다. 직전 거래일(27일) 기록했던 331.88%, 242%와 비교하면 1.5배 이상 급등했다. 거래 정지로 종가는 그대로였지만 지표 가치는 하락하면서 괴리율이 벌어진 영향이다. ‘신한 레버리지 WTI 원유 선물’(194.68%), ‘미래에셋 레버리지 WTI 원유 선물 ETN’(60.01%)도 모두 괴리율이 상승했다.

괴리율이란 ETN의 지표가치와 시장가격 간 격차를 말하는 것으로, 괴리율이 큰 폭으로 벌어질수록 해당 ETN의 가치가 과대평가된 것을 의미한다. 결국 원유 ETN 상품이 실제 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향후 ETN 가격이 실제 가치에 수렴할 경우 투자자는 손실을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거래정지로 발이 묶인 투자자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해 실시한 거래소의 매매정지 조치가 오히려 손실 폭을 키웠다는 주장이다. 이들은 “유가 하락장에서 거래가 정지되면서 손절매 기회조차 박탈당했다”며 “감독하는 입장에서 처음부터 괴리율을 30% 수준으로 관리를 하거나 시장 자율에 맡겼어야 한다”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앞서 한국거래소는 괴리율이 20% 이상인 원유 ETN 종목은 정상화(12%)될 때까지 한 가격으로만 거래를 진행하는 단일가매매를 시행 중이다. 단일가매매에서도 괴리율이 30% 이상이면 3매매일간 거래가 정지된다. 그러나 최근 한 달간 ‘미래에셋 WTI 원유 선물’을 제외한 레버리지 상품 괴리율이 30% 이하로 떨어진 경우는 단 하루도 없다.

괴리율 확대로 큰 손실을 본 일부 원유 ETN 투자자들이 집단소송을 준비하는 등 구체적인 움직임에 나섰다. 일부 증권사들의 불완전판매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레버리지 WTI 원유선물 종가.
▲레버리지 WTI 원유선물 종가.

최근 한 달간 레버리지 WTI(서부텍사스산) 원유선물 ETN(상장지수증권)이 평균 79.43% 급락했다. 이날 기준 ‘삼성 레버리지 WTI 원유 선물 ETN’과 ‘신한 레버리지 WTI 원유 선물 ETN’은 각각 3645원, 2580원을 기록해 전월 대비 77.09%, 87.98% 떨어졌다. ‘QV 레버리지 WTI 원유 선물’(-79.67%), ‘미래에셋 레버리지 WTI 원유 선물 ETN’(-72.98%)도 크게 하락했다.

가격 급락으로 원금 전액 손실 위험까지 제기되면서 투자자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괴리율의 비정상적인 폭등으로 거래정지가 이어지면서 발이 묶였기 때문이다. 거래가 재개되더라도 투매장이 이어져 하한가로 직행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국제유가가 예측할 수 없는 널뛰기 장세를 이어가면서 손실 폭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답답한 상황이 연출되면서 증권사에 대한 비난 강도도 높아지고 있다. 투자자에게 상품에 대한 정확한 정보와 위험성을 알리지 않은 불완전판매로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다. 또 발행사들이 유동성공급자(LP) 역할을 소홀히 해 가격 조정에 실패했다는 책임론도 나오고 있다.

한 투자자는 “선물 거래를 한 번도 해본 적 없어 3월 중순 증권사에 해당 상품에 대해 문의했다”며 “현금주식과 동일하게 생각하고 거래하면 된다는 답변을 받았고, HTS 화면에서 간단한 위험서약에 동의하고 거래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또 “손해가 나도 원금까지만 손해를 본다는 것, 세금이 붙는다는 것 등에 대해 안내받았지만, 괴리율이 이렇게 크게 확대되고 큰 손실을 볼 수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듣지 못했다”며 “상담 직원도 괴리율과 ETN에 대한 이해 없이 설명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일부 투자자들은 증권사를 대상으로 집단소송을 예고하면서 원유 ETN을 둘러싼 소음은 더 커질 전망이다. 이들은 변호사 자문을 받는 한편 검찰 수사 의뢰, 민사 소송 등의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당분간 원유 ETN의 괴리율은 쉽게 잡히지 않을 것”이라며 “유가 변동성이 급격히 확대되고 있는데 국내 ETN 레버리지는 60%의 가격 제한 폭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유동성공급자(LP)가 적절한 매도(매수) 호가를 제시하지 못하는 한 괴리율 확대는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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