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신흥국 위기 확산 우려, 충격 대비 만전을

입력 2020-05-05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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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의 코로나19 사태가 안정 국면에 접어들면서 정부가 6일부터 ‘생활방역’ 체제로 전환했다. 멈췄던 국민들의 일상적 활동이 재개되고 경제 전반의 피해가 다소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사태가 계속 확산 중인 신흥국들의 위기가 글로벌 경제의 또 다른 뇌관으로 부각되고 있다. 한국 경제에도 심각한 타격을 가져올 것이란 우려가 크다.

그동안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들의 혼란과 충격이 워낙 심했던 탓에 신흥국 위기는 덜 주목됐었다. 그러나 피해의 강도는 더 크다. 금융시장에서 해외자본의 대규모 이탈로 통화가치가 급락하고 국가신용등급도 잇따라 하향 조정됐다. 2월 말 이후 브라질 헤알과 멕시코 페소화 가치는 20% 이상, 남아공 랜드 및 터키 리라, 러시아 루블 등도 10% 이상 떨어졌다. 산유국이나 원자재 수출국은 유가 하락과 수요 감소로 재정 또한 비상 상태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코로나19가 확산한 1월 20일부터 4월 말까지 신흥국에서 빠져나간 자금이 1000억7000만 달러(약 123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불러온 미국 리먼브러더스 파산 때 236억 달러의 4배를 웃돈다. 문제는 신흥국의 경우 선진국과 달리 정책대응 수단이 취약하다는 점이다. 국제통화기금(IMF)에 자금지원을 요청한 신흥국만 90여 개 국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금융과 실물 부문의 심대한 충격을 예고한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도 4일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앞으로의 위험요인으로 신흥국을 꼽았다. 동유럽, 동남아, 중남미, 아프리카 등의 급격한 자본유출, 통화가치 하락, 외환보유액 감소가 글로벌 경제를 더욱 침체로 몰아넣고, 우리 경제의 2차 위기로 전이(轉移)될 수 있다는 우려다.

유럽과 미국 등 선진국들은 그동안의 봉쇄정책을 완화하는 분위기다. 재정지출 확대와 중앙은행의 공격적인 돈풀기로 고꾸라지는 경제를 정상화하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신흥국들이 같은 방식으로 대응할 수 없다는 점이 가장 큰 리스크다. 공공의료 지원이 보잘것없어 혼란이 가중되고, 재정이 거덜난 상황에 직면한 나라도 적지 않다.

주력 수출시장인 신흥국 불안은 한국 경제의 위기다. 멕시코·남아공·러시아·브라질·터키 등 주요 신흥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IMF)도 이미 -5%대 이하로 떨어져 있다. 세계 경제의 최대 하방요인이다. 우리 수출에서 신흥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을 넘는다. 국내 기업의 신흥국에 대한 공급망 의존도도 매우 높다. 이들의 금융위기에 따른 파장도 대처하기 어려운 마당에, 교역 감소의 타격은 더 클 수밖에 없다. 고위험 국가에 대한 수출입과 직접투자, 금융거래 등 당면한 리스크 관리는 말할 것도 없고, 금융시장 안정 방안, 신흥국 위기의 국내 전이를 막기 위한 대책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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