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효과를 앞세워 내수판매가 6.4% 증가했지만, 미국을 비롯해 유럽과 남미ㆍ인도 등 주요 시장 '셧다운' 여파가 이어지면서 해외판매는 62.6% 넘게 폭감했다.
6일 완성차 업계가 밝힌 4월 판매 실적에 따르면 지난달 완성차 5사의 내수판매는 전년 같은 기간 보다 6.4% 증가한 34만1944대를 기록했다.
지난해부터 ‘슈퍼 신차 사이클’에 접어든 현대차와 기아차가 각각 내수시장에서 신차 효과를 누렸고, 한국지엠(GM)과 르노삼성 역시 작년에 없었던 소형 SUV 신차가 내수 판매 증가를 이끌었다.
다만 내수에서 선방한 이들 모두 해외시장에서 부진했다. 신차가 없었던 쌍용차는 내수와 수출 모두 부진했다.
◇현대차 해외판매 전년 대비 70% 넘게 감소=지난달 현대차의 국내외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7% 감소했다.
내수는 7만1042대를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0.5% 감소하는 데 그쳤다.
수출을 포함한 해외판매는 8만8037대에 머물러 전년 대비 무려 70.4%나 줄었다. 국내외 총 판매는 57% 감소한 15만9079대에 머물렀다.
내수판매는 △그랜저(1만5000대)와 △아반떼(8249대) △쏘나타(5385대) 등이 신차효과를 앞세워 선방했다.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 역시 G80(4416대)과 GV80(4324대) 등 신차가 힘을 보탰다.
반면 해외시장에서는 수요 위축과 미국과 유럽 등 주요시장의 가동 중단 여파가 고스란히 이어졌다. 지난달 현대차의 해외판매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70.4% 줄어든 8만8037대에 그쳤다.
기아차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 다만 내수시장에서 K5와 셀토스, 쏘렌토 등이 신차효과를 톡톡히 누리며 전년 대비 20% 가까이 판매가 늘었다.
기아차의 지난달 국내판매는 5만361대에 달했다. 그러나, 해외는 8만3855대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내수는 19.9% 증가했지만 해외는 54.9%나 줄었다. 전체 판매는 41.1% 감소한 13만4216대에 그쳤다.
국내에서 신차효과를 누린 반면, 해외에서는 현대차와 마찬가지로 주요 생산설비의 셧다운과 영업망 폐쇄 등의 여파를 받았다.
◇한국지엠과 르노삼성도 신차 앞세워 내수 선방=내수 성장과 해외 부진은 한국지엠과 르노삼성 모두 마찬가지였다.
한국지엠은 지난달 내수 6706대, 수출 2만2043대 등 총 2만8749대를 판매했다.
소형 SUV 트레일블레이저가 힘을 보태면서 내수 판매는 전년 대비 4.2% 증가했다. 이와 달리 수출은 주요 시장 영업망 폐쇄 탓에 32.8% 감소했다. 해외판매 감소 폭이 커 전체 판매는 전년 대비 26.7% 줄었다.
르노삼성도 내수에서 소형 SUV XM3 효과를 누렸다. 지난달 내수 판매는 전년 대비 78.4% 증가한 1만1015대에 달했다. 3월에 출시한 XM3가 전체 판매의 절반이 넘는 6276대를 기록하며 내수 실적개선을 주도했다.
역시나 해외판매는 수출 지연과 주요시장 수요 감소 여파를 고스란히 받았다.
르노삼성의 지난달 수출은 QM6(수출명 콜레오스) 2031대, 르노 트위지 39대 등을 판매하는 데 그쳐 전년 대비 72.5% 감소했다. 회사 측은 본격적인 산업 수요 회복과 XM3 수출 본격화를 통해 해외 부진을 만회하겠다는 계획이다.
쌍용차는 사정이 달랐다. 내수와 수출 모두 신차 부재로 인해 판매가 크게 줄었다.
쌍용차의 4월 내수판매는 6017대, 수출은 796대에 그쳐 총 6813대를 판매했다. 전년 대비 46% 감소한 규모로 내수와 수출이 각각 41.4%와 67.4% 줄었다.
회사 측은 코로나 19 확산에 따른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공급과 수요 충격으로 생산 차질이 발생하면서 전년 동월 대비 판매가 감소했다고 밝혔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내수 시장에서 신차효과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면서도 "해외시장 감소 폭이 크지만, 신차 효과를 앞세워 경쟁사 대비 선방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