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가 7일 발표한 ‘한국판 뉴딜 추진방향’은 비대면·디지털 인프라 확충에 초점이 맞춰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 두기로 경제 전반에서 비대면 서비스가 확대되고, 디지털화 등 4차 산업혁명이 가속화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비대면 중심의 산업구조 혁신을 통해 경제 혁신을 도모하고 지속 가능한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게 ‘한국판 뉴딜’의 핵심이자 큰 방향이다.
3대 프로젝트는 △데이터·5G·인공지능(AI) 등 디지털 인프라 구축 △비대면산업 집중 육성 △사회간접자본(SOC) 디지털화다. 이 3대 프로젝트는 다시 10개 핵심과제로 구성된다.
과제 선정 원칙은 △과거 토목사업 위주의 뉴딜과 차별화한 디지털 기반의 21세기 뉴딜을 추구하고 △정부 투자를 통한 민간투자 확대 시너지 효과가 큰 사업에 집중하되 민간사업을 구축·잠식하는 프로젝트는 지양하고 △전산업·전 분야의 기초가 되는 혁신 인프라로서 경제 전반의 혁신확산 및 생산성·경쟁력 제고와 직결되는 분야에 투자하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임팩트 있는 대규모 혁신 프로젝트를 선정하는 것이다.
프로젝트별 과제를 보면, 먼저 디지털 인프라 구축 차원에선 데이터경제 가속화를 위한 데이터 수집·활용 기반을 구축한다. 공공·금융·의료 등 주요 분야 데이터 개방을 확대하고, 민간 데이터 맵 구축 등 데이터 거래·유통 지원을 강화한다. 데이터·AI 펀드 조성 등 데이터의 산업적 활용 기반도 마련한다. 이와 함께 금융·의료·교통·공공·산업·소상공인 등 국민 체감도가 큰 6개 분야의 데이터 활용을 활성화한다. 소상공인 데이터의 경우, 상권정보시스템에 판매시점 정보관리(POS) 데이터를 활용해 AI 기반 상권분석정보를 제공하는 게 대표적인 사례다.
또 민간 5G 전국망 조기 구축을 촉진하고, 공공와이파이 등 공공 정보통신망을 확충한다. 도시·산업현장 등에선 5G+ 실감콘텐츠를 접목하고 안전·교통 분야에 스마트시티 기술을 도입하는 등 융복합 사업을 촉진한다. AI 활용 촉진을 위해 음성·행동인식, 언어·시각정보 이해 등 AI 학습용 빅데이터를 조기 구축하고, 제조업 전반과 중소·벤처기업 등에 지능형 생산공정을 도입하는 등 AI 데이터·인프라도 확충한다.
비대면 산업 육성 측면에선 맞춤형 교육 콘텐츠를 제공하는 AI 기반 원격교육지원 플랫폼 구축 등 미래형 디지털 교육환경을 조성하고, 보건소 모바일 헬스케어, 화상연계 방문건강관리 등 기존 디지털 기반 비대면의료 시범사업을 확대한다. 블록체인 등 첨단기술을 활용한 비대면 서비스 보안 시범사업도 추진하고, 공공부문 클라우드 정보시스템을 확대한다.
단 논란이 됐던 원격의료는 이번 발표에서 빠졌다. 김용범 기재부 1차관 겸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이번 대책에서 검토하고 있는 것은 기존의 비대면의료 시범사업을 확산하는 것”이라며 “의료계나 학계, 언론에서 우려하는 원격의료의 제도화를 의미하는 것은 전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시범사업 대상을 조금 확대하고 이 시범사업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는 인프라를 보강하는 내용에 국한하는 것”이라며 “원격진료 처방 등 전문적인 의료행위는 시범사업이 아니고 의료법 개정을 통해서 접근해야 할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이 밖에 정부는 SOC 디지털화 차원에서 도로·철도 등 노후 시설물에 스마트 관리체계를 도입해 안전성을 높이고, 국가기반시설 관련 데이터 수집·가공·공유를 확대한다. 더불어 비대면거래 확산으로 택배 등 물류서비스가 확대되는 추세를 고려해 도심 인근과 유휴부지에 스마트 물류센터 등 첨단 물류시설을 확충하고, 로봇, 사물인터넷(IoT) 등 첨단 물류기술 실증을 위한 테스트베드를 구축한다.
김 차관은 “이 3대 분야 10대 과제는 충분히 지금까지 논의했고, 비대면이나 디지털 전환 추세를 감안할 때 집중적으로 2~3년 이내에 우리가 선택과 집중을 통해 획기적으로 진전을 이룰 만한 과제라고 선정했다”며 “다만 구체적인 재정 투입규모 등은 다음 주에 본격화할 태스크포스(TF)에서 부처들과 민간전문가들이 모여서 구체화해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